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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 14범'발언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속을 끓이면서도 무대응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전 시장이 전과 14범이라는 박근혜 전 대표측 핵심관계자의 주장을 접한 이 전 시장 캠프는 28일 "해도 너무 한다" 수준의 반응을 보이며 감정표출을 꾹꾹 누르고 있다. 장광근 대변인이 낸 논평 '유구절언(有口絶言)'이라는 제목이 상황을 설명한다.
장 대변인은 이날 "금도를 벗어난 이 전 시장 공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면서 "입은 있으나 하고 싶은 말을 참고, 머리가 있으나 생각하는 것을 다 표현하지 않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때린 사람은 웅크리고 자고, 맞은 사람은 발 뻗고 잔다'는 옛말이 있다"며 "유구무언(有口無言)이란 말이 있듯이 유구절언 이상의 무서운 무기가 어디있겠나"고 반문했다.
장 대변인은 "'참을 인(忍)'자 세개면 못 이겨낼 어려움이 없다'고 했는데 '참을 인'자를 열개, 백개라도 가슴에 안고 참고 또 참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캠프에는 박 전 대표측의 '전과' 주장이 결국 '이명박-박근혜 대립' 구도를 만들기 위한 무리수가 아니겠냐는 시각이 많다. 한반도 대운하,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립각 등 각종 정치적 이슈를 선점하고 있는 이 전 시장측에 비해 독자적으로 국면전환을 이끌 동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박 전 대표측이 이 전 시장에 대한 공격 강도를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이날 열리는 마지막 정책토론회 이후 예정된 각종 여론조사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려는 의도도 있지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캠프 핵심관계자는 박 전 대표측 발언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에휴…"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되물으며 "바로 잡기 위해 해명하고 반박하면 국민에게 또 같이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나. 일단 참고 지켜보는 수밖에"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글프다"며 겨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일일이 대꾸할 가치도 없을 뿐더러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대응방식을 묻자 "화합을 위해 일절 대응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캠프 회의에서도 박 전 대표측 '전과발언'이 나오긴 했지만 별다른 대응책을 논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하도 기가 차니까…"라며 회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