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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9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전이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7일 한나라당 당원이라는 김해호씨가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경선후보와 1994년 사망한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75년 최 목사가 만든 ‘대한구국선교단’의 명예총재를 맡았다. 최 목사는 이후 수년간 박 후보의 신임 속에 대규모 봉사 조직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횡령 의혹 등 구설이 적지 않았고, 당시 중앙정보부가 내사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중에 박 후보는 국회의원이 된 뒤 최 목사의 사위를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김씨는 회견에서 “최 목사는 영생교 교주 출신으로 44건의 범죄 혐의가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그는 “박 후보가 육영재단 이사장일 때 최 목사의 31세 딸이 서울 압구정동에 수백 평대의 토지·건물을 사들였다”고 했다. 또 박 후보가 최 목사에게 끌려다녔으며, 지금도 그 가족들이 박 후보측의 실세라고 했다.
박 후보측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이미 확인된 내용들로, 다시 답변할 필요조차 없다”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 주변 문제라면 빠짐없이 나오는 게 최 목사 관련 얘기다. 당내 경선이 아니면 대선 본선에서라도 다시 나올 것이다. 박 후보는 얼마 전 한 인터뷰에서 최 목사 관련 질문을 받고 “최 목사는 고마운 분”이라며 “천벌을 받으려면 무슨 짓을 못 하느냐는 말도 있는데 지어내서 매도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기회에 박 후보도 최 목사와 관련된 의문들에 대해 다시 상세하게 밝히는 것이 낫다.
박 후보측은 김씨의 기자회견 뒤에 이명박 경선후보측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미 한나라당 후보 검증 과정은 어지러워질 만큼 어지러워졌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도 ‘검증이라는 이름의 공격’을 피해 갈 도리가 없다. 그러나 박 후보에 대한 검증 역시 허위 사실로 명예를 훼손하거나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 무책임한 막말을 퍼부어서는 안 된다. 어느 쪽의 행동이든 그것은 검증의 한계를 벗어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일이고, 경선 결과에 대한 불복을 자초하는 자해 행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