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정치공작설'을 둘러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노무현 대통령 간의 대립이 확전일로에 있는 가운데, 이 전 시장측과 박근혜 전 대표측 팬클럽은 가열되고 있는 경선경쟁을 확인하듯 각각 명확히 구분되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전 시장측 팬클럽 MB연대는 '청와대 앞 1인시위'와 '대규모 정권규탄대회'를 통해 노 대통령과의 전면전에 가세했다. 반면 박 전 대표측 박사모는 "'이명박 대 노무현' 구도는 실질적으로 이 전 시장을 키워주고 있는 셈"이라면서 "고도의 정치적 술책이 아니냐"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 "대통령인가, 선거운동원인가" = MB연대는 18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 정권 규탄을 위한 1인시위를 시작함과 동시에,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선후보 정책토론회가 열리는 대전 평송 청소년수련원 앞에서는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 계획이다. MB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청와대와 친노세력을 '이명박 죽이기' 배후로 지목하면서 "당장 추악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나아가 자신들의 집권연장을 위해 정치공작을 펼친 것에 대해 대국민사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에 나선 MB연대 박명환 대표는 "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임무는 내팽개친 채 열린우리당의 선거운동요원으로 제 갈 길을 정한 듯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박 대표는 "선거중립의무까지 무시한 채, 열린당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노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한나라당의 후보, 특히 '이명박 죽이기'의 선봉에 나선 것은 한낱 선거운동원으로 전락한 '노무현 운동원'의 실체를 증명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토론회에 앞서 MB연대는 "2002년 거짓과 폭로로 획득한 정권에 대한 심판의 의미로 당시 네거티브 공세의 주역 김대업과 설훈 전갑길 전 의원에 칼을 씌우는 퍼모먼스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B연대 홈페이지의 닉네임 '승리'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구시대적 정치공작이냐"며 개탄했고, '한라산'은 "대통령의 직위를 망각한 노 대통령은 국민앞에 각성하라"고 비판했다.

    ◇ "노무현의 '이명박 키워주기' 아니냐" = 박사모는 "노 대통령, 가만히 좀 계시오"라고 이 전 시장측과 같은 목소리를 냈지만, 내용은 전혀 달랐다. 박사모는 논평을 통해 "얼핏보면 노 대통령이 이 전 시장을 두들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노무현 대 이명박' 구도를 만들어 실질적으로는 이 전 시장을 키워주고 있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박사모는 "특히 이 전 시장과 노 대통령의 맞고소 정국은 이 전 시장을 '거짓과 기만, 무능의 이미지'에서 탈피시켜 주려는 고도의 정치적 술책일 수도 있다"며 '노명박(노무현-이명박) 연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박사모는 "어느 경우라도 대통령이 야당의 경선과정에 끼어드는 것은 위법이며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박사모 회원 '페밀리군주'는 "'박근혜는 쉬운 상대'라는 말까지 흘리면서 결국은 동정심을 유발해 이 전 시장을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하게 만든 뒤, 여당의 대권후보가 결정되면 그때 X파일을 하나하나 공개해 죽이려는 계략"이라고 맞장구쳤다. 또 아이디가 '김다은'인 회원역시 "지금 정국은 미리 짜여진 각본일 것"이라며 "저들의 술수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