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안강민 검증위원장은 12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BBK 의혹'과 관련, 정치권 일각의 미국 현지조사 필요성 주장에 대해 "상황을 봐가면서 하겠다"며 "(미 현지조사 가능성을)100%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대선후보 대리인과의 간담회 직전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의 BBK 의혹에 대한 미국 현지조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상황을 봐가면서"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문제제기와 범여권의 새로운 폭로와 특별검사제 및 국정조사 등을 요구할 경우 당 검증위원회 차원의 미국 현지조사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모임에 대해서도 안 위원장은 "서로 인사하고 잘 해보자고 만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한 안 위원장은 취재진의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했다. 계속 카메라 플래시를 피했고 "이런 것 잘 안해봐서…"라고도 했다. 이날 부일장학회(현 정수장학회) 설립자인 고(故) 김지태씨의 차남 김영우씨가 박 전 대표의 정수장학회 횡령 및 탈세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도 안 위원장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에 박 전 대표 캠프 대리인인 김재원 대변인은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정수장학회 문제에 반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증은 당에 맡기라는 당 지도부와 검증위원회의 경고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씨가 검증위 제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언론에 노출한 만큼 이에 대한 박 전 대표 캠프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한편, 안 위원장은 고진화 의원의 대리인에게 "다른 후보들은 다 만나 뵀는데 고진화 의원만 못만났다"면서 "워낙 바쁘신 모양이죠?"라고 물었고 이에 고 의원 대리인인 이무응 상황실장은 "좀 많이 바쁘다. 조만간 시간을 잡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