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다 한편인데, 자꾸 왜 그럴까"라며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거듭된 공세에 언짢은 기색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은 광주정책토론회 내용과 관련해 유승민 이혜훈 의원이 '개인자격'으로 공개질의한 것에는 "예의를 갖추면 좋을 텐데"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보좌관협의회와 당 사무처 체육대회에 참석한 후 뉴데일리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토론회 이후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공세가 더 심해진 것 같다'는 지적에는 "잘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더 내용이) 알려져야한다"면서 "우리도 알릴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진수희 대변인은 "내부적으로 회의를 통해 (박 전 대표측에 대한 대응방식을) 검토할 것"이라면서도 "일일이 대응하기도…"라며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표측 공개질의에 대해서는 "대세를 못 바꾼다"면서 "초조해서 그럴 것"이라고 해석했다. 일정관계로 박 전 대표 등 타 대선주자보다 늦게 행사장을 찾은 이 전 시장은 참석자들과 일일이 사진을 함께 찍고, 경품추첨에 나서는 등 보좌진과 사무처 당직자들과의 스킨십을 가졌다.

    앞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빈 방문중인 남바린 엥흐바야르 몽골 대통령과의 면담을 가진 후 이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토론회에 대해 "한나라당이 아주 성공적인 정책토론회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토론자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모든 사람 똑같이 잘했다"고 말한 뒤, "그래야 나도 잘했다는 소리 듣지않겠냐"고 농을 건네기도 했다.

    엥흐바야르 대통령은 이 전 시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특히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고 배석한 장광근 대변인은 전했다. 엥흐바야르 대통령은 "이 전 시장의 공약을 알고 있다"면서 "사막지대가 많은 몽골은 수자원 문제를 해결할 노하우를 필요로 하고 있고, 앞으로 한국의 협력이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에 "실제 한국의 관심사는 광물자원에 대한 개발문제"라며 양국 협력에 대한 논의를 계속했다. 이 전 시장은 시장 재임시 국립 몽골대학교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자치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친선훈장을 받은 인연이 있다.

    이날 오전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이틀연속 조우했지만, 냉랭한 분위기를 지우진 못했다. 전날 광주에서 날선 공방을 펼쳤던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광진구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 디지털포럼 2007'에 함께 참석했다.

    먼저 말을 연 사람은 늦게 도착한 박 전 대표. 박 전 대표는 "매일 뵙네요"라며 이 전 시장과 악수했고,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와 자신 사이에 다른 인사의 자리가 있는 것을 보고 "우리를 떼놨네"라고 말했다. 지켜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일전을 겨루고 나니 많이 부드러워졌다"며 거들기도 했지만, 이후 두 사람의 대화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차세대에 올 것으로 예상했던 미디어 변화가 당대에 온 것 같다"면서 "부분적으로 기술이 앞서있기 때문에 세계 미디어 비즈니스를 석권할 수 있을 것이며, 법적 뒷받침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IT발전으로 인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뒷받침과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