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후보에게 먼저 질문하겠습니다. 헤헤헤"
    "박수 시간은 빼주세요"
    "계속 저한테 질문할거죠?"

    29일 한나라당 광주 정책토론회에서 이명박 후보는 예상대로 타 후보들의 집중 공격 타겟이 됐다. 이 후보는 자신의 실경험을 예로들어 설명하거나 준비한 자료를 제시했으며, 때로는 재치있는 유머를 던지며 여유있는 모습을 유지했다. 지지율 1위 후보로서 어쩔 수 없이 '공공의 적'이 된 처지였지만, 적절한 대응으로 토론회를 주도했다는 평가가 내려졌다. 상호토론과정에서 박근혜 원희룡 홍준표 고진화 후보의 대부분 질문은 '한반도 대운하' '747 구상' 등 이 후보를 겨냥해 쏟아졌다.

    이 후보는 10분간 주어진 상호토론에서 "박 후보에게 먼저 질문하겠다"면서 멋쩍은 웃음으로 시작해 분위기를 잡아갔다. 이어 박 후보 역시 자신에게 배당된 질문시간에서 "나도 이 후보에게 질문한다"고 밝은 표정으로 맞받는 모습을 연출했다.

    "식수원 문제없다고 하지만, 대운하는 엄청난 재앙"이라는 고 후보의 비난에는 "아주 초보적으로 생각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좋은 질문이다. 유럽도 그렇고 어떤 나라에서도 운하는 물을 맑게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가 "7% 경제성장률은 나와 같지만, 임기 5년 대통령이 왜 10년 후를 공약하는 지 이해가 안된다"며 '10년 내 개인소득 4만 달러' 구상을 지적하자, 이 후보는 "7% 성장률은 같다니까 참 다행이다. 같은 목표는 참 좋다"며 받아 넘겼다. 이 후보는 "경제효과는 10년간 단위로 계획을 세운다"면서 "임기는 5년이지만 다음 5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답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이 연속해서 집권할 것이니까 가능하다"는 이 후보의 마무리 멘트에는 청중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어 과학비즈니스 도시에 대한 질문에도 이 후보는 "박수시간은 빼달라"며 너스레를 건넨 뒤, 차근차근 설명했다. 이밖에도 이 후보는 85분 동안 진행된 상호토론 동안 수시로 "허허허" "헤헤헤" 같은 너털웃음과 장난끼섞인 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후보에게 가장 날을 세운 주자는 홍 후보였다. 홍 후보는 "일문일답식으로 10분을 채워도 되느냐"며 이 후보를 겨냥한 포문을 열었다. 대운하 예산문제, 식수오염, 환경문제 등 대운하와 관련한 여러 쟁점에 대한 논의를 아어가던 중 이 후보는 자신의 답변을 홍 후보가 끊자 "나한테 계속 질문할거죠?"라며 느긋한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다소 비난이 섞인 지적에도 "좋은 질문"이라며 답을 시작, 분위기를 주도했다.[=광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