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곽단체들의 연이은 지지선언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을 오히려 '난처한' 지경으로 몰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체가 박 전 대표 캠프가 불확실한 모임을 통해 무리한 세과시를 노린게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까지 나온다.

    고건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던 팬클럽 우민회와 고 전 총리의 외곽조직임을 자처하던 한국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한미준)의 회원 30여명은 28일 박 전 대표의 캠프사무실에서 전체 127명의 명의로 '공개지지'를 선언했지만, 곧바로 이들 단체에서는 '전체 의견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우민회 이학범 상임대표는 "우민회는 박 전 대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이 대표는 "정치세력의 철저한 전술에 1회성으로 이용당하고 있는 몰지각한 회원들이 매우 안타까울 뿐"이라며 "이날 박 전 대표 지지성명은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며, 앞으로도 어떠한 형태로든 그 어떤 대선주자와도 정치적 연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준도 성명을 내고 "한미준의 박 전 대표 지지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지난해 8월 창당한 선진한국당 장석창 대표는 이날 오전 급히 이 전 시장 캠프인 용산빌딩을 찾아와 "특정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결정을 한 적이 없다"며 "이번 지지선언은 한미준이나 선진한국당과 전혀 무관하다"고 밝히는 소동까지 벌였다고 한다.

    한미준이 모체인 선진한국당은 이날 당사무실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엄밀한 검증을 주창해왔던 박 전 대표 캠프는 '지지선언'과 관련, 현재 한미준 관계자 및 대표에게 검증을 거친 적이 있느냐"는 내용의 공개 질의까지하며 비꼬았다. 또 "이날 지지선언이 사실과 다름을 지적하며 사전에 시정을 촉구했지만, 캠프는 박 전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를 공식화했다"고 비판했다.

    한미준은 고 전 총리 진영에서도 수차례 '무관하다'고 밝혀온 단체로, 적극적인 정치개입 움직임에는 고 전 총리가 직접 '우려'를 표하기도 했었다. 앞서 지난주 민주화추진협의회 상도동계 일부 인사의 지지선언에서도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박종웅 전 대변인이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은 잘못"이라고 확대해석을 차단하는 등 잡음을 불러왔다.

    한편 박 전 대표 진영은 이날 고 전 총리 지지세력 내부의 이견에는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박 전 대표측 한 핵심관계자는 "어떤 단체가 지지한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 아니다"며 "'호남출신이고, 고 전 총리를 지지했던 다수의 사람'이 박 전 대표쪽으로 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