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뼈 있는 농담으로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노무현 정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대통령 후보로서 여성이란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좀처럼 농담이나 유머를 하지 않는 박 전 대표는 23일 서울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세종로 포럼 초청 특강을 통해 여러 의미가 함축된 농담을 던졌다. 박 전 대표는 "내가 한 가지 재미있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우리나라를 너무 사랑했던 애국자가 있었는데 세상을 떠났다. 그 애국자는 저승에 가서 염라대왕 만났다. 살아있는 동안 너무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서 염라대왕이 상을 주겠다면서 세가지 소원을 얘기하라고 했더니 저승에 가서도 애국을 발휘했다. 그 애국자는 아인슈타인과 에디슨, 퀴리부인을 다시 한국에서 태어나게 해달라 부탁했다. 염라대왕은 즉각적으로 소원을 들어줬고 애국자는 30년이 지난 후 '대한민국이 잘 살게 됐겠구나' 해서 다시 대한민국을 보게 됐는데 전혀 나아진 게 없었다. 왜 그런지 짐작이 가느냐"

    "아인슈타인은 수학과 물리만 잘해서 우리나라에선 대학을 갈수 없어 집에서 쉬고 놀고 있었고 에디슨은 기가막힌 특허를 따려고 해도 너무 규제가 많아 받아들여지지 않아 쉬고 있었다. 퀴리부인은 박사학위도 따고 연구도 해서 연구한 것을 갖고 여러분야에 활용을 할 수 있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정해주지 않아 일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먼저 아인슈타인에 대한 박 전 대표의 비유는 이렇게 해석될 수 있다. 21세기는 여러분야에 대해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고 국가지도자 역시 어느 특정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전반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 것으로 현대건설 CEO출신으로 건설 전문가로 인식돼 있는 이 전 시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너무 규제가 많아 발명을 하고도 특허를 받지 못했다는 에디슨의 경우 노무현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 전 대표는 매번 강연때 마다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 노무현 정권에서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이유도 이 정부가 역대 정부에 비해 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퀴리부인은 박 전 대표 자신에 대한 비유로 해석될 수 있다. 여성으로 가질 수 있는 한계와 그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이같이 얘기하면서 "여러분께서도 이미 과거에 들어보셨을만한 우스개소리지만 우리 현실이 이렇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는 영국의 대처수상을 언급했다. '강한 여성'의 상징으로 불리는 대처수상을 통해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단점을 보완하고 자신 역시 '강한 여성'임을 부각시킨 것이다. 박 전 대표는 "흔히 나라를 바로세우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한다. 물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국가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은 어디서 나온다고 생각하느냐"고 참석자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곧바로 박 전 대표는 "강력한 리더십은 물리적인 힘에서 나오는게 아니다. 국민의 신뢰와 원칙에서 나온다고 믿고있다. 영국의 대처총리가 구제할 수 없는 병을 앓고 있던 영국을 어떻게 경쟁력 있는 나라고 살려냈느냐. 원칙을 지키고 그 원칙을 끝까지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자답했다.

    이어 "때문에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깨끗해야 한다. 대통령 주변이 깨끗해야 정부도 깨끗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부정부패로 선진국이 됐다한들, 어떻게 국민소득 몇만불을 이뤄 선진국이 됐다해도 (그 나라는)모래위에 지은 집처럼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청렴도가 높은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고 나는 잘못된 모든 것을 바로잡고 선진국을 만들겠다는 꿈이있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나는 신뢰와 원칙을 내 정치의 생명처럼 생각해왔다"고 말한 뒤 "나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가족도 없다. 내게는 국민이 가족이고 대한민국이 최우선이다. 이념과 세대, 지역을 넘어 모두의 손을 잡고 나가겠다. 오직 나라와 국민만 생각하면서 한치의 물러섬 없이 나가겠다. 오늘 보다 나은 내일, 금년보다 나은 내년, 이 정부 보다 나은 정부를 만들어 희망과 번영의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