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룰'논란을 겪으며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바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다. 지난 7.11전당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아 당 대표로 당선된 강 대표는 당 대표임에도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됐다.

    4·25보궐선거 참패 뒤 그가 당 쇄신안을 발표했을 때도 박 전 대표가 가장 먼저 그를 지원사격하며 다시한번 '강재섭=박근혜 사람'이란 인식을 심어줬다. 그런데 갑자기 두 사람의 관계가 틀어졌다. 강 대표가 '경선룰'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부터다. 박 전 대표는 강 대표의 중재안 발표를 듣고 '강 대표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곧바로 '수용거부'의사를 밝혔고 이 때부터 '박근혜-강재섭'의 밀월관계는 끝났다. 두 사람은 격하게 대립했다. 박 전 대표는 강 대표 중재안을 '개인안'으로 평가절하했고 그러자 강 대표는 자신의 중재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당 대표직은 물론 의원직까지 던지겠다면서 박 전 대표를 압박했다.

    '경선룰'을 둘러싼 극한 상황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강 대표의 중재안 중 가장 논란이 된 여론조사 반영 비율의 하한선 보장 조항에 대해 현 당헌.당규대로 하겠다고 입장을 변경하면서 해소됐고 강 대표는 이 전 시장의 14일 기자회견 직후 "대승적 차원에서의 큰 정치적 결단에 대해서 감사한다"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박 전 대표도 일단 강 대표 체제 유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강 대표에 대한 불만은 여전하다. 이번 '경선룰'논란을 계기로 강 대표는 아군이 아닌 적군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강 대표가 줄을 바꿨구나'하는 느낌도 든다"면서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번(4.25보궐선거 참패 뒤)에 강 대표 체제가 무너진다고 할 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구해줬기 때문에 '이게 보은안인 것 아니냐'고도한다"고 했다.

    실제 박 전 대표 측에서도 이같은 의혹을 갖고있다. 박 전 대표 측의 이규택 의원은 15일 뉴데일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강 대표는 이 전 시장에게)갔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가 변신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경선룰 논란에 대해서도 이 의원은 "일단 강 대표가 중재안을 잘못냈다"면서 강 대표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의원은 "2007국민승리위원회에서 합의된 안이 있는데 그래도 하면 됐지 왜 중재안을 만들어 시끄럽게 하느냐"면서 "강 대표는 중재안을 낼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왜 당대표가 중재안을 내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강 대표의 중재안 중 투표소를 시.군.구 단위로 늘리면서 순회경선 대신 하루 동시투표를 실시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그 조항은 달갑지 않다. 박 전 대표 캠프에는 마이너스다. 오히려 3항(여론조사 반영비율의 하한선 보장)보다 더 투표율이 높이 올라갈 수 있다"면서 거듭 "박 전 대표 캠프에서 보면 상당한 손해를 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