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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정치적 생명까지 내걸며 '중재안 관철' 의지를 강력히 피력한 데 대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은 "더 이상 당을 흔들어선 안된다"며 보조를 같이 했다. 강 대표는 11일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회의원직 사퇴도 불사하겠다며, '중재안 거부'를 고집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압박했다.
강 대표의 강경한 의지표현에 이 전 시장 캠프는 '당의 화합이 우선'이라는 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이 일주일 전과 딴판이며, 앞뒤가 맞지않는 주장'이라는 반발이 거세다. 지난달 30일 '경선룰 지도부 일임'을 포함한 강 대표의 쇄신안이 나올 당시 박 전 대표는 "당을 흔들어선 안된다"면서 지도부 개혁을 요구한 이 전 시장을 겨냥했었다.
이 전 시장측 주호영 비서실장은 "사실 중재안에서 민심반영비율을 높이자는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않아 우리측 불만이 더 크지만, 당을 위해서 따르기로 결정했다"며 "본선 승리라는 큰 틀에서 생각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 대표가 사심없이 당을 위해 한 결정에 (박 전 대표 진영에서) 인신공격까지 나오니 인간적인 배신마저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두언 의원은 "강 대표가 중재안 통과를 위해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이해한다"며 "더 이상 중재안을 흔들면 당을 파국으로 몰겠다는 것이 아니냐. 이제 더 양보할 수는 없다"고 한발 더 나갔다. 정 의원은 "(중재안 통과를 위한 방법으로) 전국위원회 추인도 좋고, 표결로 가도 관계없다"고 말했다.
이성권 의원은 "절차상으로는 전국위원회, 정치적으로는 두 주자의 합의를 강 대표가 요구한 것인데, 이 전 시장이 양보하고 대승적으로 받아들였으니 박 전 대표도 수용하는 것이 합의의 자세가 아니겠나"며 "지금까지 한발짝도 물러서지않겠는 모습은 고집과 아집에 불과하다"며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강 대표가 의원직 사퇴까지 얘기한 것은 그 정도로 자신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며 "당을 수습할 책임자로서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풀이했다.
강 대표의 배수진에 조해진 공보특보 역시 "당의 혼란을 수습해야할 책임을 지고 있는 지도부로서 고민이 깊어 나온 이야기같다"며 "중재안이 정상적으로 처리돼서 강 대표가 말한 우려대로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판문점을 방문한 이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불과 일주일 전 박 전 대표가 나를 향해 '당을 흔들지마라, 강 대표를 흔들지마라'는 메시지를 줬었다"면서 "(이를) 의식해 조건없이 당의 안을 따랐으며, 나는 일관되게 당을 중심으로 하겠다고 해왔다"고 말했다. 이는 강 대표의 입장발표가 있기 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결과적으로 '경선불참'까지 시사하고 있는 박 전 대표를 비판하면서 강 대표를 지원한 셈이 됐다.이 전 시장은 "어쨌건 당 대표가 내놓은 안"이라며 "양쪽이 다 만족 못할 수 있지만 경선에서 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총과 여론, 그리고 화합을 바라는 당원의 강력한 열망이다. 이를 누구도 거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를 극복하고 당이 단합하고 화합하는 데 노력하는 것이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