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중재안 거부의사를 밝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1000표 제안'에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소이부답(笑而不答). "차라리 1000표를 (이 전 시장에게) 줄테니 원칙대로 하자"는 박 전 대표의 제안에 캠프 분위기는 무대응이라기보다 '대꾸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에 더 가까왔다. 이 전 시장의 직접 언급은 없었다.

    10일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한 뒤 캠프 사무실로 돌아온 이 전 시장은 이같은 내용을 보고 받고 '별 언급없이 그냥 웃고 넘겼다'고 주호영 비서실장은 전했다. 주 실장은 "우리는 노코멘트(no comment)"라며 "대응 안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조해진 공보특보는 "즉흥적인 발언 같은 느낌이 든다"며 가볍게 받아들인 뒤, "이런 식으로 하면 (경선자체가) 희화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특보는 "이런 상황일수록 모두가 차분하고 냉정한 모습을 보여야하지 않겠냐"며 "경선룰 문제는 국민과 당원의 뜻에 따라 한 단계 매듭짓는 방향으로 힘모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가 점점 이상해지는 거 같다" "우리가 그렇게 구차해 보였나"는 등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한 관계자는 "말 몇마디에 사람이 많이 달라보인다"며 혀를 차기도 했으며, '어이없다'며 고개를 가로 젓는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수원 경기문화의전당에서 열린 '경기문화포럼 창립대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중재안 거부'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이명박 후보에게 차라리 내가 1000표를 드리겠으니 만들어 놓은 원칙대로 하자고 제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이 전 시장은 당 중재안을 전격 수용키로 입장을 밝히면서 "박 전 대표도 이 문제를 대승적으로 봐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며 "후보들 입장에서는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국민과 당원을 생각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