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자신의 거취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가운데 1일 강재섭 대표는 지도부 총사퇴 주장에 "직무유기이며 무책임한 일"이라며 대표직 유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 최고위원과 자신이 제시한 당 쇄신안의 수용 여부를 두고 고민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다.

    강 대표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 원로인 상임고문들과의 만찬 자리를 마련했다. 원로들의 지원사격을 통해 자신의 대표직 유지 주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읽힌다. 

    이날 만찬에는 30명의 당 상임고문 중 20명이 참석했다. 강 대표 측은 대다수가 강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이 최고위원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먼저 인사말에서 "이번 재·보선의 참패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있지만 결국 대표인 내가 당을 잘 이끌지 못해 일어난 일이고 모든 책임은 대표인 내게 있다. 선장이 제대로 배를 끌고갔으면 이런 폭풍우 속으로 배가 갔겠느냐. 내 책임이 매우 엄중하고 진심으로 국민과 상임고문들께 죄송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강 대표는 스스로 "이런 경우 정치적으로 보나, 무엇으로 보나 내가 깨끗하게 사퇴를 하는 것이 좋다고 내 자신도 생각하고 내 원래 성격도 그렇다. 지금까지 정치를 하면서 직책에 연연하면서 살지는 않았다. 그 심정은 지금도 똑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상황은)내가 자리를 지키느냐 마느냐 하는 데 연연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정권교체 열망을 가진 온 국민과 당원의 강한 욕구를 실천하는 데 있어 내가 자리를 그냥 피해버리는 것이 책임을 다하는 것인지 아닌지 하는 데 연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며칠간 고민했다"고 밝힌 강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수많은 대의원들이 나를 대표로 선출해줬을 때는 최선을 다해 일하라는 책임을 받은 것이라 판단했고 내가 그만둘 경우 벌어질 위기상황을 두고 나 혼자 편안하려고 금새 자리를 피하는 것은 직무유기고 무책임한 일이라는 확신을 갖게됐다"며 거듭 대표직 유지 의지를 확인시켰다.

    이날 만찬에는 김명윤 이중재 신영균 정재철 김수한 김용환 나오연 김종하 이자헌 박헌기 김용갑 김동욱 유한열 신경식 김영구 정창화 하순봉 유준상 목요상 양정규 상임고문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