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방북단.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위원장 이해찬)가 내달 2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한다. 김혁규 의원을 단장으로, 김종률 김태년 이광재 이화영 의원 등이 동행하며 남경우 농협중앙회 축산 대표이사, 김원창 대한석탄공사 사장 등 일부 경제인도 함께 한다.

    ‘남북경제교류혁력추진단’이라는 이름 하에 진행되는 이번 방북에서 이들은 ▲임진강 한강 하구 ‘공동평화구역’ 개방 및 골재채취 공동사업, 개성-서울 남북 대운한 건설 ▲신황해권 경제특구 추진 등 의제로 북한과 ‘합의문’ 내지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곳곳이 의혹투성이다. 우선 방북 의원들의 면면이 이상하다. 이들은 이번 방북이 당 동북아평화위원회 차원이라고 하지만, 김종률 의원과 이광재 의원은 동북아평화위 소속이 아니다. 김종률 의원은 "나는 경제인 자격"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당 차원의 공식 방문이 아니라, 친노(親盧)진영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방북이라는 말이 나온다.

    또 당초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일부 경제5단체 간부도 이번 방북에 동행하기로 알려졌었는데 최종 방북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방북 논의 진행과정에서 나왔던 명단이 알려졌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의문이 제기된다. 당 차원의 ‘남북경제교류협력추진’이 아니라,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김혁규 의원 개인 차원 성격의 방북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들이 다루기로 한 의제의 중요도를 놓고 볼 때도 과연 몇몇 정치인의 방북을 통해 논의할 사안인지도 의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이들이 과연 이같은 의제에 대해 북측과 ‘합의문’ 내지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불투명하다는 것. 선언적 의미 외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에 대해 “방북 의제와 일정에 관해 당국과 일정 수준의 협의와 조정을 거쳤으며, 기본적인 일정과 의제에 관해 북한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말했다. 김종률 의원은 “정치인의 방북이라는 차원의 의미”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나라당 특정 대선주자의 경부대운하를 비판했던 열린당이 불쑥 이번 방북단의 의제에 ‘개성-서울 남북 대운하 건설’을 의제로 삼은 것도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의 이번 방북과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문투성이라는 반응인데, 김혁규 의원의 차기 대선행보를 위해 친노그룹이 북한 변수까지 활용하려는 속셈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