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4·25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전남 무안.신안을 찾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무안시장에서 만났다. 10시 50분경 자가용에서 내린 박 전 대표는 짙은 회색바지정장에 파란색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신발도 활동하기 편리한 흰색 단화를 신고왔다.

    최근 박 전 대표의 옷차림은 이처럼 간편하다. 대표시절 즐겨입던 치마정장을 입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박 전 대표의 바지정장은 '전투복'으로 불린다. 각종 선거유세때나 혹은 복잡한 당내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는 어김없이 바지정장을 입었다. 그래서 그의 바지정장은 '전투복'이 됐다.

    그가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때 마다 바지정장을 찾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박 전 대표는 현재 어려운 대권행보를 하고있다. 최근 격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라이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지지율 격차는 두 자릿수다. 어려웠던 대표시절 보다 더 혹독한 시간일 수도 있다. 물론 4·25보궐선거 지원유세를 위해 바지정장을 선택했을 수도 있지만 매일 치마정장이 아닌 바지정장을 선택하는 것은 그가 처한 심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 역시 자신의 바지정장이 '전투복'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데일리는 이날 박 전 대표의 지원유세 틈속에서 질문을 던져봤다. 박 전 대표에게 "언제쯤 치마정장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하고 물었다. 그러자 박 전 대표는 웃으며 "몇번 입기도 했는데…"라고 답했다.

    여기서 그의 답변은 끝날 줄 알았는데 박 전 대표는 다시 한 마디를 던졌다. "상황이 당분간은 치마를 입기가 좀…"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처한 정치적 상황이 치마보다는 '전투복'으로 불리는 바지정장을 입어야 할 때라는 뉘앙스였다. 마침 이날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전 시장과의 격차가 크게 줄었다. 박 전 대표 측은 이같은 결과에 매우 고무됐다.

    이 전 시장과의 유세신경전으로 잠시 불쾌해했지만 의원들은 "이 전 시장측이 초조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래서인지 박 전 대표의 표정도 평소보다 더 밝았다. 호남의 뜨거운 호응은 물론 이 전 시장과의 유세경쟁에서도 앞섰다는 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호남의 강행군을 마친 뒤 다시 서울의 김포공항에서 박 전 대표를 다시 만났다. 유세시작 전 보다 오히려 그의 발걸음이 더 가벼워 보였다.

    박 전 대표 캠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서울에 있을 때 보다 지방을 돌때 더 기분이 좋아진다. 나가면 뜨거운 지역분위기를 실감하고 자신감을 충전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표는 당분간 전투복을 입고 추격전에 불을 당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