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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에 한나라당 이름으로 출마하는 후보자들은 재산·병역·세금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지도자의 제1덕목으로 '도덕성'을 꼽는 박근혜 전 대표의 주장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무엇보다 홍 의원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 전 대표 양진영으로 부터 러브콜을 받고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는 점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자 곧바로 박 전 대표가 반응을 나타냈다. 국회 소관 상임위를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위원장 홍준표 의원)로 옮긴 박 전 대표측은 이날 홍 의원측에 전화를 걸어 오는 23일 환노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홍 의원 측은 "박 전 대표 측에서 오늘 전화를 걸어 '23일 환노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겠다. 19일 전체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상임위를 환노위로 바꾼 뒤 첫 출석이다.
빠듯한 대권행보에 4·25보궐선거 지원유세까지 겹치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박 전 대표의 23일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 참석은 그가 당 의원총회에도 불참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박 전 대표의 23일 환노위 전체회의 출석은 '홍준표 구애작전'의 연장선상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도 여러차례 박 전 대표 캠프행의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여론조사 반영방식을 둘러싼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간의 힘겨루기에서 그는 박 전 대표의 손을 들었고 지난 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전 시장 캠프의 선대본부장설이 돌고있다'는 질문에 "이 전 시장 캠프는 (선대본부장을)서로 하려고 하는데 뭣 하러 그쪽에 가겠느냐. 박 전 대표 측에서 (선대본부장)해달라고 하면 좋지만…"이라고 말했다.
1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를 돕는 생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이 전 시장을 돕는 것은 부잣집에 쌀 한 섬 지고 가는 격이지만 박 전 대표를 돕는 것은 부족한 집안에 쌀 한 섬 들고가는 것이다. 일방적인 게임으로 흘러선 경선이 흥행이 안 될 것이다. 양쪽이 세 균형을 이뤄야 경선이 흥미로워지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박 전 대표의 대척점에 서 있던 인물이다. 반박근혜 그룹의 대표주자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서 패한 뒤 '친이명박' '반박근혜'라는 기존의 정치색을 빼고 '홍준표색'을 찾으려 안간힘을 썼고 그 결과 친박-친이로 양분된 당상황속에서 '홍준표=중립'이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홍 의원에게도 선택의 시간이 왔다. 스스로도 "중립은 없다"고 말하고 있는 만큼 특정 후보에 대한 지원을 해야한다. 물론 본인이 직접 경선에 참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양강구도가 워낙 견고해 출마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그 역시 "들러리는 싫다"고 말하고 있다.
때문에 그의 이날 기자회견에 각 후보 진영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 진영이 반색하는 분위기다. 원로.중진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박 전 대표 진영은 홍 의원이 지원사격을 해 줄 경우 박 전 대표의 상승세에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또 그가 이 전 시장 사람이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그의 '박근혜 캠프행'은 상징성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홍 의원은 '박근혜 캠프행'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누구를 통해 집권할 수 있을지는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 측 관계자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