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반도 대운하'의 한축인 '호남운하' 구상을 위한 현장탐사에 나섰다. 이 전 시장은 18일 전라남도 영암군 영산강 하구둑에서 출발, 함평군 사포나루까지 '영산강뱃길살리기협의회' 관계자와 함께 직접 보트를 타고 2시간여 현장을 점검했다.

    이 전 시장은 "지금 영산강은 수질로 볼 때 죽어있는 강이 됐다"며 "뱃길을 여는 것은 물을 맑게 하는 동시에 지역생산, 관광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영산강 뱃길을 살리는 것은 전남도민, 광주시민들의 오랜 꿈"이라며 "경제적 효과 뿐 아니라 뱃길을 통해 사람의 마음도 하나로 연결짓고 국운을 융성케하는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탐사를 마친 이 전 시장은 "뱃길 이전에 수질을 살리는 게 아주 시급하다"며 "우리나라 5대강 중 하나인 영산강이 현재 상태로는 수자원활용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질개선은 하려고 마음먹으면 국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보트에서 내리자마자 "썩었어. 썩었어"라며 영산강 수질관리 실태를 개탄하기도 했다.

    '호남운하' 공론화 본격 시동…"뱃길살려 국운융성케 해야"
    영산강뱃길살리기 심포지움 참석

    이 전 시장은 또 "전남에 여러 대형 프로젝트가 있는데 막대한 비용이 든다"며 "국가재정 국내기업 만으로는 어려우며 중동 석유자본이 들어와야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아랍에미레이트 연합 두바이를 다녀온 이 전 시장은 "(중동이) 한국에 투자할 길을 열어준 것"이라며 "과거 알던 인맥도 있고 발표는 안했지만 석유자금을 가져올 복안이 있다"고 말해 투자유치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음을 암시했다.

    대운하 구상에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 이 전 시장은 "반대하는 분도 있지만 내용을 알고 나면 찬성할 것"이라며 자신을 표시했다. 이날 새벽 서울을 떠나 영산강 나불도 선착장에 도착한 이 전 시장은 전문가들과 수질을 테스트하고 수심과 거리, 유속 등을 측정하며 호남운하 구상을 다듬었다. 이 전 시장은 또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영산강뱃길살리기협의회가 주최하는 '영산강 운하와 지역경제' 심포지움에 참석해 호남운하 공론화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앞서 4.25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성만 후보 지원에 나선 이 전 시장은 "계속 1번을 찍어왔으니, 이번에도 1번을 찍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나라당이 제 1당으로 올라선 것을 호남의 지지성향에 빗대 한 말이다. 이 전 시장은 신안군 지도읍 장터앞 유세에서 "경험이 있고,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은 한나라당이 경제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4.25 지원행보 계속…"일하는 사람을 원하는 시대 왔다"
    미 버지니아 총기난사사건 "인류의 비극…한미관계, 교민에 악영향 없어야"

    유세 후 박우량 신안군수와 만난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일하는 사람을 원하는 시대가 왔다"며 "정치는 가고 일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당 소속이 아닌 박 군수를 향해 "일하는 군수면 된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일꾼이 돼서 지역을 발전 시키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나도 정치하러 나온 것 아니다"며 "일하러 나왔다. 대한민국을 잘살게 하고 지역 균형발전하게 만들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시장상인들의 모습을 보니 거부반응이 없었다"면서 "만만찮은 지지율이 나올 것같다. 아마 두자릿수 이상 나올 것같다. 옛날하고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고 지역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호남사람들의 마음이 열리고 있다. 호남의 높은 의식수준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보다는 개인에 판단기준을 높게 두는 것같다. 그동안 꾸준히 노력해온 한나라당에 대한 거부반응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평했다.

    전날 미국 버지니아공과대학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총기난사사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인류의 비극"이라며 "유족들에게 말할 수 없는 위로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이번 일은 사건으로 처리돼야 한다"며 "(용의자가) 한국인이다 아니다를 떠나 이런 일이 있었다는 자체가 문제이며 한국인이라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해 교민이나 한미관계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한국인도 매우 놀랐으며, 자식키우는 부모들 모두 애도할 것"이라며 "한국민의 애도가 미국민 유족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1박 2일간 광주·전남 지역에 머물며 광주 남구와 서구에서 각각 황승국 후보(광역의원) 정명조 후보(기초의원)를, 그리고 전남 나주에서는 나모란 후보(광역의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또 이튿날인 19일에는 광주 4.19 기념탑을 찾아 참배한다.[=무안·신안·함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