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인도 압둘 칼람 대통령이 양국의 적극적인 과학기술 교류를 위한 '세계 지식플랫폼(Knowledge Platform)' 구축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세계 지식플랫폼은 정보가 수집.가공.전파되는 정보의 총본산 개념이다.

    인도를 방문 중인 이 전 시장과 칼람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델리 대통령궁에서 만나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세계 지식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으고, 양국의 민간 실무기구를 구성해 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 구축을 위한 인력교류 등 공동사업을 추진키로 의견을 함께 했다.

    외국의 대통령이 순수 민간인 신분의 국내 지도급 인사와 특정사업 추진을 위해 노력키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날 두 사람이 합의한 비전선언문은 또 ▲ 서울과 인도에서 한 차례 공동 전문가 포럼 개최와 양국 의회와  정부차원에서 지원 협력 ▲ 화석연료로부터의 에너지독립에 협력, 클린에너지 개발 분야에 우선협력 ▲ 차세대 교육, 즉 과학과 가치관 교육을 통해 훌륭한 과학인재 양성에 노력 ▲ 빈곤퇴치를 통해 공동의 번영을 추구, 이에 대한 선진모델을 개발하며 주변국에 전파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비전선언을 통해 세계적 IT기술과 소프트웨어 자원을 갖춘 인도와의 과학협력기초를 마련함에 따라 이 전 시장의 '과학비즈니스 도시' 구상은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 전 시장의 과학도시는 단순한 연구소 개념을 넘어 기초과학과 교육, 문화가 결합돼 이를 비즈니스로 확대할 수 있는 인구 50만명 규모의 도시로 미래 국가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밑그림이 깔려 있다. 이 전 시장측은 "'지식찾기(과제 조사와 설정)', '지식모으기(공동 또는 교환 연구)'에 이어 기업과 연계하는 '지식나누기'의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서 칼람 대통령은 "내가 지난해 한국 방문시 제안한 구상(e-유니버시티를 포함한 지식플랫폼)에다 이 전 시장의 구상(국제과학비즈니스도시 토대로 한 지식플랫폼)을 통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칼람 대통령은 이어 "양국이 화석연료로부터의 에너지 독립 및 클린에너지 개발 분야에 있어 우선협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과학과 가치관 병행교육을 통한 과학인재 양성, 빈곤퇴치를 통한 공동의 번영 추구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람 대통령은 "서울과 인도에서 각각 한 차례 공동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자"며 "필요시 양국 의회와 정부차원에서도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회담에서는 이 전 시장을 대한 칼람 대통령의 이례적 환대가 눈길을 끌었다. 외부인에게 잘 공개하지 않는 무굴정원에서 대화를 나눴으며, 국가 공식인사가 아닌 입장의 이 전 시장에 1시간 이상의 시간을 할애했다는 점도 일반적 관례를 넘어섰다. 칼람 대통령은 청계천 개발을 거론하며 이 전 시장을 '맨 오브  그린'으로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 전 시장은 '청계천 화보집'과 자신의 저서 2권을 전달했고 압둘 칼람 대통령은 인도의 발전비전을 담은 '비전2020', 대통령 궁의 역사를 담은  '돔 오버 인디아', 자서전 '윙즈 오브 파이어'(불의 날개)를 건넸다. 칼람 대통령은 이 전 시장의 저서 '흔들리지 않는 약속'에 나온 국제과학비전도시 편에  관심을 보이며 한글로 된 것을 영문으로 번역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이 전 시장은 인도 국민의 정신적 스승인 마하트마 간디 기념관과 테레사 수녀 재단의 자애원을 방문했다. 이 전 시장은 간디 기념관에서 "간디는 가난한 인도 국민들을 위해 일생동안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애국심을 보여준 지도자"라며 "이 시대는 말로 하는 애국이 아니고 행동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델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