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인도 리더십 탐사에 나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0일(현지시각) 아랍에미레이트 연방 두바이의 통치자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막툼을 만났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의 기적'을 실현시킨 지도자로 전세계의 리더십 전문가들로부터 주목받는 인물이다. 그는 두바이의 통치자(ruler)이자, 아랍에미레이트 연방의 총리이기도 하다.

    중동의 넘치는 오일머니를 국가 대형 프로젝트에 유치하고, 또 인프라 확충을 위한 플랜트 산업에 주력하고 있는 중동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는 '제 2의 중동붐' 구상을 갖고 있는 이 전 시장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리더십으로 '비전'과 '추진력'을 꼽았다.

    이날 두바이 탐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 전 시장은 모하메드과 만나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모하메드는 이 전 시장의 방한 권유에 5월경 한국을 찾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이 전 시장을 맞아 "이 전 시장이 서울의 고가도로를 없애고 청계천을 복원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면서 "복원된 청계천에 꼭 한번 가보고 싶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이 전 시장이 청계천 복원사업 당시를 떠올리며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어리석다(stupid)고 했고, 정치적으로도 반대가 있었다"고 말하자, 모하메드는 두바이를 현재의 모습으로 바꾼 상상력과 추진력을 설명하면서 "나도 이 전 시장처럼 미쳤다(crazy)는 소리를 적이 있었다"고 화답했다. 모하메드가 "미래를 보고 지도자가 일하려면 그런 얘기를 들을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하면서 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어졌다. 면담장소인 셰이크 모하메드 궁에는 주호영 비서실장과 아랍에미레이트 경찰청장이 배석했다. 이 전 시장은 "왕을 만난게 아니라 비즈니스하는 CEO를 만난 기분"이라며 만족해 했다.

    이날 새벽 두바이 공항에 도착한 이 전 시장은 곧바로 제베랄자유구역청(JAFZA)내 현대모비스물류센터를 찾아 현장탐사에 나서는 등 특유의 '강행군'을 개시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두바이국제금융센터(DIFC)를 방문, 두바이 금융감독원장이자 하비브 알 뮬라 센터소장과 면담했다.

    이 전 시장은 "중동의 거대 자금이 어떻게 쓰이느냐"며 '오일달러' 유치를 위한 적극적인 뜻을 전달했으며, 뮬라 소장은 "중동각국이 인프라 구축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유휴자금은 각지에 투자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이 전 시장측은 전했다. 이 전 시장은 이 두가지 점 모두 '중동진출'과 '외자유치'를 기대하는 우리에게 '청신호'라고 해석했다.

    또 이 전 시장은 "뮬라 소장을 9월경 한국으로 초청했다"며 "그가 오면 중동의 유휴자금, 산업자본을 유치할 것(복안)을 보여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우리나라 16개 시도의 대형 국가사업과 관련해 준비한 자료를 갖고 있다"고 말해, '오일달러 유치'와 관한 구체적인 계획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앞서 오전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전 시장은 "국가 대형 프로젝트가 자칫 계획에만 그칠 수가 있으며, 국가재원과 민간자본으로 한계가 있는 대형사업에는 외자유치가 필요하다"며 이같은 구상의 배경을 밝혔다.

    이 전 시장은 11일 현대중공업 화력발전소를 찾아 현장의 한국근로자들을 격려하고, 두바이의 신프로젝트로 진행 중인 '인공섬' 홍보관을 둘러본 뒤 인도로 이동해 '리더십 해외탐사'를 이어갈 예정이다.[=두바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