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도 기록을 보니 당시 이회창 후보가 지금쯤이에요, 4월쯤에. 이회창 후보가 어디서 연설한게 있더라고요. '열두가지의 네거티브로 나를 죽이려고 하고있다'고...그래도 한나라당 내에서 네거티브한 것은 아니더라고요"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제 2의 고향'이라고 부를 만큼 친근감을 갖고 있는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을 집중 겨냥,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검증공세에 대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 전 시장은 5일 이 지역 당직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그래도 이회창 후보 때는 네거티브 공세를 한나라당 내부가 아니라 상대가 한 거였다"며 "우리는 경계선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에 보니 '한 방에 간다'고 하더라"면서 "이런 말이 바깥에서 돌다가 잘못되면 한나라당에 들어와서 혼란이 일어난다"고 우려했다. 이 전 시장은 "이회창 후보는 열두가지 네거티브가 있다고 했던데, 나보다는 적다"며 "나는 뭐 가득있다고..."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족보에 있는 내 이름은 '상경'이다. 둘째형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같이 '서로 상(相)'자 돌림이지만, 크고 밝은 보름달을 치마폭에 안는 태몽을 꾼 어머니의 뜻에 따라 '밝을 명(明), 넓을 (博)'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요즘 참 걱정스러운 것이 있다"며 "인터넷을 보니 '명치유신'에서 '명', '이등박문'에서 '박'을 써 '명박'이 됐다고 떠돌더라"고 개탄했다. 그는 "조금 더 있으니 경북 경산 채씨인 어머니를 일본여자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아버지가 조총련이라고 까지 나가더라"며 '한방에 간다'는 뜻을 해석했다. 그는 "'아버지, 어머니 다 일본사람이다. 어떻게 일본사람이 낳은 사람을 대통령 시키느냐. 이게 알려지면 '한방에 간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발전했다"고 혀를 찼다.

    최병국 의원은 "제2, 제3의 김대업이 나타나려는 것 같다"며 "당내에서 우리 후보를 공격하는 것은 응징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은 결국 하나가 되고 화합하고 단합할 것"이라고 당직자들을 향해 확신했다. 그는 "누가 뭐라고 해도 한나라당 우리 박근혜 대표도 당이 어려울 때 당을 위해서 일했고, 그만한 소양을 갖고 있다. 또 그만 떠나버려 더 말할 것도 없게 됐지만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결국은 서로 과열되고 경쟁하지만 아름다운 경선 하게 될 것"이라며 "그리고 경선이 끝나면 하나가 되어서 국민들이 바라는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당원 여러분은 국민들이 (당 분열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더라도 '우리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이야기하고, '좋은 대표 뽑을 겁니다. 올림픽 선수, 금메달 딸 선수 뽑을 겁니다'고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시장은 "올림픽에 나갈 대표를 뽑으려면 금메달 딸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은메달 딸 사람을 뽑는 것도 아닌데 뭐 그렇게 마음에 부담이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에 내 보내려면 금메달을 따야하니까, 부득이하게 '친한 은메달 선수'보다 금메달 딸 선수를 (선택)한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자신의 '본선경쟁력'을 부각시켰다.

    이 전 시장은 "한나라당이 정권잡으면 사방에서 반대세력이 일어나 일을 못하게 만들 것"이라며 "그것을 장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를 살려야할 막중한 문제를 놓고 어떤 사람을 대표로 뽑아야 될 것인가의 기준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나라를 살려야 되는 그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이 시대에 국민이 바라는 것은 '나라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이고, (한나라당은) 그걸 할 수 있는 누군가를 내세워야 한다"고 소리높였다.

    한편 이 전 시장은 당내 대선주자간 줄세우기 공방과 관련, "정치이기 때문에 경선을 하다 보면 결국 지지하느냐, 안하느냐가 자연스럽게 구분되는 것"이라며 "국민여론을 감안해 본인이 선택하는 것을 갖고 '줄세우기다, 아니다' 구분하는 것은 의원들이나 당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울산시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선날짜가 확정된 시점에 당원들이 선택하는 것이지, 누가 줄세운다고 서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줄세우기' 공세를 경계함과 동시에, 국민여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던 '당심'에도 강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시장은 또 국원포럼이 주최한 '선진한국을 향한 비전과 도전' 학술세미나체 참석해 특강했다. 국원포럼은 지난해 12월 울산지역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이 전 시장 지지성향의 모임이다. 이 전 시장은 '대한민국 747 운동(평균성장률 7%, 개인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을 주창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천태종 정광사를 방문, '불심'에도 공을 들였다. 이 사찰 주지 문덕스님은 "경제가 성장하려면 정책도 중요하지만 국민대화합이 중요하다"며 "큰 뜻을 이룬 다음에는 다양한 소리를 많이 들어달라"고 덕담했고, 이 전 시장은 "서울시장 재임시 부처님오신날에 앞선 연등행사에 쭉 참석해왔으며, 이제는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며 친근감을 표했다.[=울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