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혈 노빠' 이기명씨가 29일 단식중인 정치인을 향해 "단식하려면 조용히 혼자 해라"며 "이들의 단식은 창피한 '잔머리 정치'"라고 힐난했다. 이씨는 이날 열린우리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한 인터넷매체에 기고하는 칼럼 형식) 이같이 주장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김근태 전 열린당 의장과 민생정치모임 천정배 의원을 정조준한 것이다.
그는 특히 김 전 의장의 '31일까지 하는 시한부 단식'을 비난했다. 이씨는 "(단식에는) 정치인들이 하는 어물어물 단식과 조건부 시한부 단식도 있다"며 "내 요구를 들어주면 단식을 중단하겠다든가 혹은 딱 일주일만 하겠다는 조건을 다는 건데, 이런 단식이라면 어느 누가 눈 하나 깜짝하겠나"며 코웃음쳤다. 또 국회에 천막을 치고 단식을 하고 있는 것에 "이렇게 단식자가 늘어나다가 국회가 천막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단식하는 정치인들이 한결같이 '한미FTA반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그동안 뭘하고 있다가 이제 반대한다고 단식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씨는 ""김 전 의장은 원래 좋은 머리에 학문도 높고 미래를 보는 눈도 탁월한 지도자들인데 그동안 뭘 하고 있었단 말이냐"고 꼬집었다.
이씨는 "'자존심 상하지만' 한나라당 논평을 인용한다"고 말해 김 전 의장과 천 의원의 단식을 '대선을 겨냥한 정치 쇼'라고 비판하는 한나라당의 주장과 맥을 같이 했다. 그는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과 전여옥 최고위원은 (단식자들이)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로 입지를 튼튼하게 하려는 게 제일 큰 목적이고, 두번째는 FTA 반대조직을 자신의 득표기반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두 사람(김 전 의장, 천 의원)의 인격이나 정치적 중량으로 봐서 적어도 단식이라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단식하는 것을 '진정성 결여'로 평가한 것.
그는 이어 "당의 지도급 인사들이 국회에서 천막치고 책상다리 한 채 눈 딱 감고 밥 굶는다고 감동할 국민이 있겠느냐"며 "정치지도자들이 단식을 하려면 성명서 발표하고 아무도 모르게 혼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31일까지 시한부라는 김 전 의장의 단식은 또 뭐냐"고 빈정댔다.
이씨는 정치인들의 단식을 '창피하다' '잔머리 정치'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정말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하겠다고 결심한 사람도 지금 그들의 단식모습을 보면 창피해서 어디 단식할 마음이 생기겠느냐"면서 "제발 잔머리 정치, 말만의 정치는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이씨는 아울러 김 전 의장과 천 의원에게 '의원직 포기'를 제안했다. 그는 "너도 나도 머리를 박박 밀거나 단식을 하는 행태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깊게 하는 효과 외에 얻는 것이 없다"며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의원직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게 형식적인 단식보다 훨씬 설득력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