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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 전쟁까지 일어날 우려가 있다"는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의 발언에 한나라당은 국회 윤리위 제소를 비롯, 법적조치까지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지도부는 '그냥 둘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 중 무려 10명이 마이크를 잡고 장 원내대표를 비판해 '장영달 성토장'이란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이제 4선쯤 했으니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비아냥 부터 "싸가지가 없어서"란 원색적인 비판까지 쏟아졌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강재섭 대표는 "열린당 원내대표가 한 발언에 대해 내가 얘기하는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며 포문을 연 뒤 "너무도 도를 지나친 발언이고 정치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 대표는 "북핵을 용인하고 북핵을 기정사실화시켜주면서 남북관계를 호도해 남북정상회담이나 하려는 세력이 전쟁세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핵을 폐기해야한다는 한나라당이 어떻게 전쟁세력이냐. 한심하기 짝이없다"고 개탄한 뒤 "누가 평화세력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전날 통합신당추진모임 주최 토론회에 참석해 "열린당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태도의 문제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지 않겠다고 하는 교만, 독선 등 한 마디로 '저 싸가지 없는 것들' 밑에서 산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의 분노에 답해야 한다"며 설 민심을 전한 김부겸 의원의 발언을 인용, "김부겸 의원은 열린당이 몰락한 것은 싸가지가 없어서라고 했고 그 생생한 얘기가 바로 장영달 원내대표의 남북전쟁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전 최고위원은 "(장 원내대표의 발언을 두고)당내에서도 상당한 비판이 있는 걸로 안다"며 "(그의 발언은)열당에 몰락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원내2당으로 눌러앉았으면서 이제 원내교섭단체자리까지 빼앗기려 하느냐"고 비꼬았다. 그는 "노무현 정권들이 계층간 이념간 세대간 전쟁이 일어났고 평화로운 날이 없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열당이 몰락했고 노 정권이 이 지경이 됐다"며 "장 원내대표는 발언을 취소하고 거취를 표명하는게 당의 미래를 위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이강두 중앙위원회 의장도 "장영달 원내대표의 말은 '반보수대연합을 해야하고 한나라당이 권력을 잡으면 삼천리에 핵이 씌워질 수밖에 없다'는 7일자 북한 노동신문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며 "이해찬 전 총리 방북을 통해 (노무현 정권이)북한과 '한나라당 타도'공동성명을 내려는게 아닌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어이없다. 발언을 취소하고 국민과 한나라당에 사과하라"고 요구했고 권영세 최고위원은 "전쟁장사로 재미를 보겠다는 것으로 전형적인 색깔론"이라고 비판한 뒤 "이런 분이 얼마전까지 여당이었던 당의 원내대표가 됐고 열린당은 이런분을 원내대표로 뽑을 정도의 정당"이라고 폄훼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은 "장영달 의원도 이제 4선쯤 하셨으니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비꼬았고 강창희 최고위원은 "공당의 원내대표로 역할을 하려면 먼저 인격을 갖춰라"고 충고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상식밖의 발언이기에 즉각 취소하고 한나라당과 국민앞에 사과하라"며 "이런 요구가 지체된다면 한나라당은 장영달 의원을 원내대표로 인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명예훼손이나 윤리위 제소같은 법적조치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