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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인 정책투어로 민심과 함께 당심(黨心)을 파고들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손에 쥐고 ‘국민 속으로’ 파고 들 정책 구체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대표 상품 포장’도 요란함보다는 내실을 다지자는 ‘박근혜 다움’이 묻어난다.
중소기업 살리기에 중점을 둔 박 전 대표의 경제정책 중 하나인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 토론회가 열린 5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회의실. 서병수 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은 19명이었다. 지난달 23일 52명에 달하는 의원이 참석해 대규모 세 과시를 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토론회와 비교하며 ‘소규모’인 셈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사립학교법 재개정 등 각종 현안으로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당분간 세 싸움으로 보이는 행동은 자제하기로 했다”고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박 전 대표도 참석 인원보다는 토론회 내용 자체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토론 내용을 꼼꼼히 메모하며 ‘공부’에 열중했다.
당 대표 재임시절부터 ‘약속 이행’을 무엇보다 강조해왔던 박 전 대표는 대권도전 이후 내놓은 정책도 역시 ‘실현가능성’에 중점을 뒀다. 자연스럽게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와의 차별화로 비쳐졌다. 또한 이 전 시장이 선점한 ‘경제대통령’ 이미지를 ‘경제지도자론’으로 견제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면모에 후한 점수를 줬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를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가장 실질적이고 파급효과가 큰 정책”으로 높게 평가하며 “법안으로 만들어진다면 당론을 뒷받침하고 필요한 예산은 당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와 서 의원이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현실에 바탕을 둔 제안이기에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단히 긴요하고 시급한 프로젝트”라고 호평했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박희태 의원은 우선 박 전 대표 측근인 서 의원에 대해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사람이 들어서 저 길로 가면 잘 살 수 있겠구나하는 확신을 주는 경제 정책을 이야기한다”고 칭찬한 뒤 “박 전 대표는 측근에 저런 경제학자, 경제정책 전문가가 있는 것이 얼마나 든든하냐. 국민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이어 “미국에서 역대 대통령 중 누가 제일 위대한가 여론조사를 하니 로널드 레이건(40대)이 1위, 에이브러햄 링컨이 2위였다고 한다”며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이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제일 위대한 대통령으로 뽑힌 것은 신뢰받을 수 있는 경제전문가를 참모로 두고 소신껏 일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를 살리기는 데는 ‘경제전문가’보다는 경제전문가를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는 ‘경제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박 전 대표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다.
박 전 대표는 토론회 인사말을 통해 “중소기업들은 우리나라 고용의 80%를 담당하면서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지방경제를 살리려면 새롭고 거창한 프로젝트보다 지방의 산업단지부터 살려내는 것이 훨씬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에는 자유를 주고 중소기업은 지원해 줄 때 국가경제가 살아나고 가정경제도 보호받을 수 있다”며 “소득세와 법인세를 계속 낮추고 경영권 상속도 중소기업은 세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간담회를 갖고 교육정책을 가다듬는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교육을 교육의 원리로 풀려면 교육에서 관치의 덫을 걷어내고 교육 주체인 학교와 교사에 지원을 대폭 강화해 공교육을 명품화해야 한다”고 ‘자율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난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저소득층 자녀들에을 특별히 배려해야 한다”며 “이번에 꼭 ‘좋은 대통령’을 뽑아서 ‘좋은 선생님’과 ‘좋은 대통령’이 함께 힘을 모아 ‘좋은 나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모든 국가정책의 최우선을 교육에 두겠다”고 말했다.
<‘산업단지 회생 프로젝트’ 토론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
강재섭 김무성 김병호 김태환 김학송 박희태 박재완 서상기 심재엽 엄호성 유정복 유승민 전재희 전여옥 정갑윤 정희수 최경환 한선교 허태열(총 19명, 가나다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