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대선주자간 첨예하게 대립하던 경선시기를 두고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현행 당헌·당규대로 ‘6월경선’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2일 “담합”이라고 맹비난했다. 당내 경선 논의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의 표시다.

    손 전 지사는 이날 SBS라디오 ‘김신명숙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하는 대로(6월 경선) 양자(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간 합의를 했다고 하는데 그런 걸 소위 담합이라고 한다”며 “선거는 상대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다 이겼는데 딴소리할 것 있느냐는 생각인 거 같은데 그 승세가 우리 마음으로 지켜지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대선후보 조기등록 방침도 “경선방식이나 시기에 대한 확정된 입장 없이 후보조기등록만 하겠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정치에 대한 품격을 담합하는 행위”라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손 전 지사는 당원과 일반국민 비율이 ‘50 대 50’인 현행 경선방식을 ‘체육관 선거’라고 평가절하하며 “상대방은 앞으로 이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장치를 열어둘 텐데 우리는 체육관 선거를 지금 또 하자고 해서 국민들의 흥을 돋울 수 있겠느냐”고 국민 참여비율 확대를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이 전 시장에 대해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앞으로 바뀔 정세에 대비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자세가 돼야 한다”며 “어떤 대세론에 따라서, 쏠림현상에 따라서 지금 현재 구도에 당 자체가 쏠려버리면 안된다”고 ‘이명박 대세론’을 경계했다. 또한 이 전 시장의 대북정책인 ‘MB독트린’을 “기계적인 상호주의”라고 혹평했다.

    그는 “60, 70년대 개발논리 향수에 젖어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한나라당내) 있다”며 “그것이 중심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이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시대적인 발상과 구시대적인 체제에 머물러 있는 정당으로는 미래를 얘기할 수 없다. 새로운 요구에 우리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한나라당을 아주 커다랗게 수술을 해서 미래를 향한 정당, 폭 넓게 통합된 정당으로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가 주인이고 한나라당을 지켜온 사람이다. 한나라당의 미래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며 일각의 ‘탈당’ ‘범여권 후보설’을 일축한 뒤 “지금 대세론은 착각이다. 반노(反盧)감정에 따른 반사이익이고 쏠림현상”이라며 “이 착시현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한민국을 세계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국민들이 행복하고 자부심을 갖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한나라당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