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판은 얼마든지 받겠다.그러나 이제는 그만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송원재 지부장이 '안티 전교조' 단체인 서울자유교원조합 사무실 개설 축사에서 한 말이다.

    '부모마음 교육'을 표방하며 전교조에 반기를 들고 창설된 자유교원조합 소속의 서울자유교원조합(위원장 최재규) 사무실이 23일 서울 영등포구에 개설됐다. 이 자리에는 뉴라이트전국교사연합· 한국교원노동조합 등 모든 교원단체 지도급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전교조 송원재 서울지부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자유교원조합은 '전교조가 대한민국의 교육을 황폐화 시켰다'는 기치로 '안티'전교조를 표방하며 시작되었기에 전교조와의 앙금의 골은 깊다. 이런 자유교원조합행사에 전교조 지도부가 참석한 것만으로도 이날 행사는 화젯거리가 됐다. 또한 이날 행사에는 자유주의교사단체들의 대표격인 두영택 뉴라이트전국교사연합 대표도 참석해 전교조 송 지부장과 껄끄러운 만남을 가져 흥미를 끌었다.

    이날 참석한 여러 교사단체들은 겉으로는 '화합으로 교육에만 이바지 하자'는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막상 축사 때와 사석에서는 미묘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전교조 송 지부장은 축사에서 "처음부터 이자리에 참석하는 데 망설였다"며 입을 연뒤 "안티 전교조로 출발한 자유교원조합행사에 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오길 잘했다. 전교조가 이자리에 없었으면 오른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정중히 말을 시작했다.

    그러나 송 지부장은 이어 "자유교원조합은 언제까지 안티 전교조로 갈 수는 없다"며 "초창기에야 안티 전교조로 갈 수 있지만 이제는 안티 전교조를 떠나 교육정책을 내놔야 한다. 전교조를 비판한다면 얼마든지 받겠다. 그러나 전교조가 가진 교육에 대한 열의와 열정까진 부인하지 말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송 지부장은 아울러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은 점차 신자유주의 교육에 점령되고 있다"며 "우리는 교육에 침투하는 자본세력에 긴장감을 갖고 있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이날 참석한 뉴라이트전국교사연합이나 자유교원조합을 비판했다.

    '안티'전교조 교사들 "전교조가 온게 껄끄럽다"

    전교조 지도부가 신경쓰였는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자유주의 교사들도 전교조에 대해 사석에서 한마디씩 말했다.

    뉴라이트전국교사연합 두 대표는 "학교현장에 전교조라는 노조단체가 등장해 교육을 황폐화 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노조가 아닌 교사연합이라는 단체를 만들었다"고 전교조를 비판했다. 이어 그는 "이념과 색채가 다른 교사들과는 결코 같이 갈 수 없다"며 "앞으로도 계속 전교조와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싸울 것이다"고 말했다.

    자유교원조합 서희석 수석부위원장은 "이제는 서로 싸움보다 교육발전에 전념해야 않겠느냐"며 일단 전교조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피했다. 하지만 "사실 이 자리에 전교조 지도부가 온 게 껄끄럽다"고 말해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