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요즘 정치해보니까 1대 9로 싸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9일 오전 서울 을지로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서포럼' 강연에서 "여야없이 상대팀은 한팀이고, 거기다 노무현 대통령까지 가담했기 때문에 더 복잡해졌다"며서 "나는 혼자니까 아홉명을 상대하느니 내 갈 길 가는게 낫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 자신을 겨냥한 당내 견제와 여권인사들의 집중공격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토로함과 동시에 '소이부답'으로 꿋꿋이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시장은 또 "미국을 보면 최근 90%이상 주지사출신이 (대통령을) 한다"며 "결국 살림을 살아본 사람, 주정부의 경제를 아는 사람이 한다는 것이 관례"라며 서울시장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레이건 시절 미국은 소련과 이념대치에서도 이겼고, 현명히 노사문제를 풀어서 미국경제도 일으켰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은 켈리포니아주지사를 거친 후 40대 미국 대통령을 지냈다.

    높은 지지율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역사상 이런 지지율을 보인 예가 없다. 세대별, 지역별 어떤 계층이든 골고루 (지지분포를) 보인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며 "국민은 그 시대에 필요한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는게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장을 그만둔 뒤의 활동 덕분에 지지율이 올랐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면서 "2,3% 영향 줬을 지 모르지만 이보다 국민이 내게 거는 기대, 내게 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은 이어 준비중인 구체적인 공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전 시장은 "MB노믹스가 뭐냐, 이명박브랜드가 뭐냐하는 것은 함부로 이야기 하기 힘들며, 여당 후보가 제대로 나오면 그 때가서 제대로 이야기하려고 마음먹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에서부터 경제와 관련된 것이 70-80% 된다"고 소개했다. 그는 "(MB노믹스는) 만들어져 있기도 하고, 만들고 있기도 하고, 또 계속 검토해서 적정 시기가 되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북경에서 열리고 있는 6자회담과 관련, 이 전 시장은 "미국은 6자회담을 통해 핵동결 상태에서 어느 정도 만족할 지 모르지만,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동결이 아닌 반드시 제거가 돼야한다"며 "동결이란 측면에서만 합의하면 성공적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핵을 제거하기 위한 합의에 이르는 1차단계의 동결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했다. 특히 이 전 시장은 최근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만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제거하는 단계로 들어가도록, 6자회담 내에서 미국과 북한이 적극적인 대화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