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 유석춘 공동본부장이 강경소장파 고진화 의원에게 직접 탈당을 요구하면서 당내 ‘보-혁 갈등’이 재점화된 모습이다.

    전여옥 최고위원은 1일 “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아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에서 공천 받고 당에서 의료보험이며 세금, 지방세 다 내주는데 일하고 놀고 어울리기는 다른 곳에 가서 한다면 당은 무엇이냐”고 말했다. 매 사안마다 당론과 배치되는 ‘소신 발언’을 해 온 당내 소장·개혁파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학 교과서에는 정당이라는 것이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한데 모인 곳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 한나라당은 하얀 밥, 보리밥 정도가 아니다”며 “당의 정체성과 당의 헌신 등 당원들의 당에 대한 그러한 절절한 심정에 큰 못을 박는 사람은 근신해야 된다”며 “그래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는 “국민들은 하나 된 한나라당을 보고 싶어 하고, 하나가 돼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정말 감동적인 대선승리를 얻기를 열망한다”며 “국민 뜻에 모두가 승복하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겸손하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보수파 김용갑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유 교수가 한 말이 맞다”고 맞장구치며 고 의원과 원희룡 의원에게 대선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의 대다수 의원과 당원들은 원·고 의원이 경선에 출마하는 것을 보고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의 경선이 우습게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며 “원·고 의원은 당과 국민을 위해 이제 그만 내려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원 의원과 고 의원에 대해 “약간 차이는 있지만 한나라당의 이념·정체성·노선에 역행하면서 그동안 당론에 반대하는 것은 다반사였고, 걸핏하면 열린우리·민주노동당 의원들과 함께 반(反)한나라당 입장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이나 하면서 북한에 맞장구나 치는 인물”로 폄훼했다. “이들은 사실 한나라당보다 오히려 열린당이나 민노당 (대선) 경선에 나가면 어울릴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대선이 어린애들 장난도 아닌데 이들이 나오므로 경선이 엇박자가 나고 분위기를 흐리게 돼 국민들에게 희화화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며 “정당의 (대선)후보경선에서는 정당의 칼라에 크게 벗어나 정당의 정체성을 훼손시키고 국민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인사의 출마를 만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유 본부장이 고 의원의 이념성향을 문제삼아 탈당을 요구하자 고 의원이 유 본부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며 반격한 것과 관련, "보수주의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얘기해야지 과거로 돌아가는 수구를 얘기해서는 안 된다"며 고 의원 측 입장을 두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