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연임제 개헌에 대해 야당과 여론의 반응이 싸늘함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연일 개헌 불지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시에 개헌을 비판하는 언론에 비난을 퍼붓는 일도 빠트리지 않고 있다.

    19일 청와대브리핑에는 "'에비~'만 하는 언론" "'개헌함구령'에서 군부독재 망령이 보인다" "소통의 벽을 누가 만드나" 등 개헌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개헌을 비판하는 언론에 반박하는 글이 세 개씩이나 올라왔다.

    김상철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실 행정관은 이날 "'에비~'만 하는 언론"이란 글을 통해 "반대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합리적인 토론을 요구하는 것이 언론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개헌에 반대하는 한나라당과 언론이 '에비~'하고 있다는 것.

    김 행정관은 언론에 대해 "개헌에 대한 합리적인 논의나 토론의 장은 빠져있고 어차피 안될 것이니 국력 낭비라고 규정한다. 시험에 나오지 않을 테니 배울 필요도 없다는 투"라고 강하게 비판한 뒤 "언론으로서는 개헌에 공감하는 이유와 근거가 무엇인지부터 분석하고, 그렇다면 왜 지금은 안 된다고 하는지 짚어보는 게 순리고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근거 없는 추측 해석만 보도하고 사실도 알리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이제부터라도 타당한 (개헌 반대) 근거와 이유를 말해야 한다. 정략이라면 그것은 입증할 어떤 뒷거래나 계획이 있는지 책임 있게 밝혀야 한다. 대통령이 개헌으로 무슨 이득을 얻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여론은 바뀐다"는 발언을 옹호한 김 행정관은 "개헌은 모든 사안에 우선하는 현안은 아닐지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가 논의하고 풀어가야 할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글을 맺었다.

    "'(한나라당의) 개헌함구령'에서 군부독재 망령이 보인다"는 글을 쓴 남영주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민주주의의 기본은 대화 타협이다. 불리하다고 묵살하는 건 독재의 행태"라며 강하게 따졌다. 남 비서관은 언론에 대해서도 "군부독재에 굴종했던 언론도, 언론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지금엔 국가중대사에 대한 논의 자체를 막으려 애쓰는 것으로 보인다. 역사의 아이러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개헌함구령에) 한나라당 안에서조차 '독재당이냐'는 반발이 나올 정도이며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요청했던 수차례의 대화와 초청 제의를 번번이 묵살해왔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글은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정당하게 발의할 개헌안을 논의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은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독재적 발상"이라며 개헌의 합법성을 거듭 주장했다.

    신미희 청와대 국내언론비서관실 행정관은 "소통의 벽을 누가 만들고 있을까요?"라는 글을 통해 언론이 소통의 '벽'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행정관은 "정부가 언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만큼 언론이 논평에 앞서 정부 입장과 방침을 국민들에게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브리핑은 9일 대통령 개헌 제안 발언 직후 '특집-왜 지금 개헌인가'라는 별도 코너를 만들어 개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코너에는 '차기 정부 개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소문상 정무기획비서관)' '기획, 개헌의 역사(2) 제3,4공화국(국정홍보비서관실 백승권)' '개헌문제, 그렇게 쉽게 끝날 일 아니다(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 '개헌문답(1) 노무현 대통령은 다시 출마하나' '여론은 바뀌는 것, 중요한 건 대의명분(국정홍보비서관실 김성재)' '기획, 개헌의 역사(1) 제1,2공화국(국정홍보비서관실 백승권)' '국정과 민생위해 원포인트개헌 반드시 필요하다(정태호 경희대 법대 교수, 사회디자인연구소 포럼 발제)' '2007년,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무조건 대선용?(정무기획비서관실 김희숙)' '사실은 없고, 주장만 난무하는 개헌반대(정무기획비서관실 장훈)' '개헌 지금이 적기, 국민 이해도 높여나갈 것(이병완 비서실장 한국언론재단 주최 포럼 참석해 발언, 국정홍보비서관실 조문환)' '개헌, 물건은 좋은데 장사꾼이 맘에 안든다?(머니투데이 김준형 칼럼)' '개헌, 지금 안하면 20년간 어렵다(노 대통령 기자간담회, 국정홍보비서관실 김성재 정리)'등이 올라있다. 

    또 '국민여러분, 노 대통령은 개헌이 돼도 출마할 수 없습니다(김진국 법무비서관)' '대화와 토론 막는 건 민주주의하지 말자는 것(열린우리당 비대위원 상임고문단 초청 오찬 발언 요약)' '필요한 것 반대하는 쪽이 오히려 정략적(노 대통령 3부 요인 및 헌법기관장 초청 오찬 발언 요약)' '나쁜 개헌, 나쁜 대통령(조용휴 여론조사비서관)' '나라의 미래와 다음 대통령을 위한 일입니다(소문상 정무기획비서관)' '정치적 유불리 떠나 국가장래 기준으로 판단해야(이병완 비서실장 기자간담회 발언 요약)'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개헌 제안 발언)' '개헌관련 대통령 담화 설명자료' 등 10일동안 모두 23개의 글이 게재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