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2일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의 파업을 적극 만류하고 나섰다.

    노동운동으로 옥살이까지 했던 손 전 지사는 이날 박유기 현대차 노조위원장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파업 계획 철회를 강하게 요구하며 노조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파업이 외국인 투자 저해를 불러와 결국은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손 전 지사는 ‘일자리 창출’을 다음 정권이 해결해야 할 제1의 과제 중 하나로 꼽는다.

    손 전 지사는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노사분규라고 한다. 대화로 풀기보다 힘으로 싸우자고 하는 파업이 가장 무섭다는 것이다”며 “지금 현대차 노조에서 하는 것처럼 작은 일로 파업을 일삼는다면 어떤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지구를 열 바퀴 돌며 141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으며 8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그는 “어제 평택에서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메탈다인이라는 현대차 협력회사 직원 100여명이 여러분(현대차 노조원)들 때문에 일손을 놓고 있다는 가슴이 내려앉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얼마 전에는 경기도지사 시절 유치했던 외국인투자 기업 중 하나가 철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서 기업하면 정말 잘 될 거라고 설득해서 어렵게 들어온 회사인데 결국 떠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현대차는 우리나라 최고의 직장 중 하나다. 여러분이 받는 급여 역시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금액이라고 알고 있다”며 “국민들이 현대차 노조를 보고 귀족노조라고 한다. 그 말이 무슨 뜻인가. 다 같이 어려울 때 작은 고통도 분담하지 않는 ‘비노동자적’ 노조라는 뜻이다”고 질타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현대차 자체에만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한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당장 월급이 줄어 가계가 어려워진다”고도 했다.

    그는 또 “월급 받을 만큼 받는 사람들이 ‘얼마 되지 않는 돈’ 더 달라고 생떼 쓰는 것처럼 하고 있어서야 되겠느냐”며 “오늘도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을 생각해 봤느냐. 경제가 좋지 않아 고통 받는 서민들을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파업을 할 때가 아니다. 회사가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되면 저도 회사를 비판하고 잘못을 시정하는데 동참하겠다”며 “노조가 먼저 파업 계획을 철회하고 회사 측과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라. 그것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길이다”고 충고했다.

    <다음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공개편지 전문>
    박유기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귀하

    박유기 위원장님! 저 손학규입니다.

    어제 평택에서 외국인 투자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가슴이 내려앉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메탈라인이라는 현대차 협력회사 직원 100여명이 여러분들 때문에 일손을 놓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도지사 시절 유치했던 외국인투자 기업 중 하나가 철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습니다. 한국에서 기업하면 정말 잘 될 거라고 설득해서 어렵게 들여온 회사인데 결국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노사분규라고 합니다. 대화로 풀기보다 힘으로 싸우자고 하는 파업이 가장 무섭다는 것입니다. 지금 현대자동차 노조에서 하는 것처럼, 작은 일로 파업을 일삼는다면 어떤 외국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겠습니까?

    현대자동차는 우리나라 최고의 직장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이 받는 급여 역시 우리나라의 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금액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노동자 가운데 여러분들만큼의 급여를 받는 분들이 얼마나 있습니까?

    박위원장님!

    국민들이 현대차 노조를 보고 귀족노조라고 하는 것 잘 아시지요? 그 말이 무슨 뜻입니까? 다같이 어려울 때 작은 고통도 분담하지 않는 ‘비노동자적’ 노조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월급 받을 만큼 받는 사람들이 ‘얼마되지 않는 돈’ 더 달라고 생떼 쓰는 것처럼 하고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노조가 먼저 파업 계획을 철회하고 회사측과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십시오. 그것만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길입니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은 현대자동차 자체에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한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당장 월급이 줄어 가계가 어려워집니다. 메탈라인과 같은 부품협력업체는 위기상황으로 내몰립니다. 또 여러분과 함께 부대끼며 살고 있는 울산시민, 나아가 대한민국의 선량한 국민들까지 어렵게 합니다.

    오늘도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셨습니까? 경제가 좋지 않아 고통 받는 서민들을 생각해 보십시오.

    박위원장님

    지금은 파업을 할 때가 아닙니다. 회사가 거짓말을 했다고 판단되면 저도 회사를 비판하고 잘못을 시정하는데 동참하겠습니다. 현대자동차노조가 아니라 여러분보다 어려운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와 직장조차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마십시오. 

    2007.1.12 아침
    손 학 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