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에는 정치하는 사람들이 엉망이었는데도 우리 경제가 여기 온 비결이 뭘까…요즘 많은 사람들은 박정희 시대가 성장의 기틀을 잡은 것이라고 얘기한다. 저도 인정한다. 그러나 왜 그렇게 되었을까. 매 긴급조치하고 사람 잡아놓고 죽이고 그렇게 해서 그렇게 된 것일까…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해보지만 답은 한가지, 아마 어떤 경우라도 왔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근거는 공무원, 공직자들의 우수성, 해답이 거기에 있다"

    "나는 갈등친화적인 인물이다. 제가 있는 동안 계속 시끄러울 것으로 생각한다.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이 괘씸죄에 걸렸다. 부실한 상품이 돌아다니는 영역이 미디어 세계다. 정말 사실과 다른 사실, 마치 사실인 것처럼 기사로 쏟아지고 출처불명 내용이 나와 흉기처럼 사람에게 상해를 가한다…이런 불량한 상품은 가차없이 고발해야 한다.

    연일 작정한듯 막말세례를 퍼붓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번에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언론을 싸잡아 폄훼했다. 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이 없었어도 우리 경제가 여기까지 왔을 것이며, '불량상품'인 언론을 가차없이 고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4일 경기도 과천종합청사에서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나온 말폭탄이다.

    박 전 대통령의 경제성장 업적을 무시한 노 대통령의 발언은 0%를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는 자신의 지지율과 무관하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전현직을 포함해 가장 바람직한 대통령으로 박 전 대통령을 꼽은 응답자가 56.9%였는데 반해 노 대통령은 4.8%로 전두환 전 대통령(6.1%)보다 낮게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여러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노 대통령의 과거에 대한 부정과 시기심이 드러난 셈이다. '불량상품'이라는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내뱉으며 자신의 언론관을 강조한 것은 '언론탓'으로 일관해온 피해의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은 물론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나타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의 막말에 네티즌들의 개탄이 이어지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의 'maphack83'는 "당신은 왜 그렇게 우수한 공무원들 데리고 (박 전 대통령처럼) 일을 못하냐. 네가 데리고 있는 공무원들은 다 가짜고 60년대 공무원들만 진짜냐"고 거세게 반박했다. 또 'jaekhong'은 "박 전 대통령의 치적을 인정하기 싫다면 입이라도 다물고 있어라"며 "박 전 대통령을 평가할 자격이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아이디가 'bud02'인 네티즌은 "노 대통령을 존중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의 틀을 잡은 고인을 폄훼해서 좋을게 무엇이냐"며 "영육을 국가에 바친 사람을 욕되게해선 안되며, 지금 대통령이 한두마디로 평가절하시킬 분은 더욱 아니다"고 점잖게 꼬집었다.

    'keeponwalk'는 박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부문별로 나눠 조목조목 비교해 눈길을 끌었다. 이 네티즌의 비교에 따르면 '개혁'면에서 박 전 대통령은 '행동'으로, 노 대통령은 '말'로 보여줬으며, '신기록'은 박 전 대통령은 '고도경제성장 신기록'을 수립했고 노 대통령은 '생활고를 비관한 서민자실률 신기록경신중'이라고 표현했다. '국민에게 남긴 것'으로 박 전 대통령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과 희망'이며, 노 전 대통령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패배의식과 절망'이라고 말했다. 또 '과오'면에서 박 전 대통령은 수천명의 민주인사들을 독재로 고초를 겪게 했지만, 노 대통령은 수천만명의 서민들을 생활고로 고초를 겪게했다고 지적했다.

    또다시 드러낸 노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적개심에도 네티즌들은 진저리쳤다. 'nova19999'는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노 대통령이 말하니까 믿기지않는다"며 "불량보다 품질이 좋은 사람이 나무라야하지않겠나"고 비난했다. 'allymenow'는 "당신이 오늘도 막말에만 열올리고 있을 때 북한은 또 핵실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제 당신의 입만 보면 정말 저주스럽다"고 거칠게 비판했다. 이 밖에도 "지금이 어느 때인데 선동질인가('netfeel')" "역대 권력자중 가장 더러운 불량상품의 찌꺼기로 남을 자가 바로 자신이란것을 아는지 모르는 지('tkddbs2003')" "아직 입으로 일하나('lyj5820')" 등 네티즌들의 분노에 가까운 성토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