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12월 19일. 차기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두고 한나라당은 '몸조심'을 강조했다. 50%에 육박하는 정당 지지율, 여권에서 거론되는 차기 대선주자는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높은 지지율을 업은 당의 차기 대선주자들, 그럼에도 끊임없이 한나라당은 사고를 친다.

    잊혀질 만하면 터지는 '사고'에 지도부는 "오전에 신문보기가 겁이 난다"(황우여 사무총장)는 말까지 한다. 4년 전 대선패배일인 동시에 2007년 대선 일이기도 한 19일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부인 워크숍을 열었다. 연말을 맞아 의원들의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부인들에게 '남편관리'를 요구한 것이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지금부터 자중자애하고 남편들 술마시게 하지 말라. 인명진 목사님이 잡아간다"며 농담섞인 경고도 보냈다. 당 윤리위원장 인명진 목사 역시 이날 '한나라당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주제 강연에서 "여러분 남편들 술 좀 안 마시게 해 달라. 술이라는 게 이상해서 들어가면 사람이 돌변한다. 제발 내년 대선 끝날 때까지 여러분 남편들 술 좀 안 들게 하도록 부탁한다"며 "술 마시면 밥도 주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억울하다는 내심도 내비쳤다. 변화하려는 모습은 드러나지 않고 계속 문제점만 지적되자 불만스러운 표정도 읽힌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예전엔 사흘이 멀다 하고 사건이 터졌다. 아침에 신문을 보는 게 겁이 났다. 인 목사가 전화를 하면 가슴이 철렁하다. 그러나 최근엔 인터벌이 길다. 예전엔 사흘에 한번 터졌는데 이젠 한달에 한번 그런다"며 당이 달라졌음을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한나라당은 '몸조심'을 다시 강조했다. 황 총장은 "못된 자식은 내버려두지만 귀한 자식에게는 어른들의 잔소리가 많다. 한나라당에 대해 국민은 애정과 걱정을 다 가졌다. 이런 국민의 마음을 잘 알아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은 저렇게 잘못했는데 내버려두고 우리는 조금만 잘못해도 크게 뭐라고 하느냐고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생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왜 인 목사가 저렇게 얘기하는냐' '우리가 철석같이 믿었던 조선일보까지…'라고 얘기하는 것은 사태를 잘못봐도 한참 잘못 보는 것"이라고 주장한 뒤 "국민은 표를 주더라도 테스트를 거친다. 이제 한나라당도 겸손해야 하고 겸손한 사람들이 모여야 국민의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