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15일자 사설 '노비어천가 시청하라는 지지도 10% 대통령'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10%대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 대통령 자신을 포함해 정권 전반의 총체적 무능과 국가적 일탈 시도 때문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숱한 정책 실패에서 코드·낙하산·회전문으로 상징되는 오기·독선·독주 인사, 북한이 핵실험으로 도발하기에 이른 안보 파산, 국가의 정체성과 역사적 정통성 훼손에 이른 것이 ‘국정 폭주 3년10개월’ 의 참담한 현주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12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 대통령 지지도는 10.2%로 정권 출범 이래 이 기관이 실시한 조사로는 최 악이다. 구체적으로 82.8%가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것이 민심이다. 노 정권의 정책이 제대로 홍보되지 못해서가 아니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 공무원 여러분에게 보내는 편지’를 띄워 국정홍보 유선방송 KTV 를 시청하라고 독려했다. “열심히 연구하고 토론해 정책을 결정 하고 발표했는데, 막상 아무런 보도도 되지 않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본다”며 국정의 난맥상을 보이는 것은 거듭된 정책의 결과가 아니라 기성 언론의 무관심과 정책홍보의 실패 때문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KTV에는) 국민에게 유익한 정보가 많고, 재미 도 있고 수준도 상당히 높다”며 “KTV는 참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V는 노 정권의 코드인사들이 ‘구직용’으로 자리를 차고앉아 경영권을 장악한 가운데 ‘노비어천가’를 방영하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온 친노 방송매체의 표본격이다. 그런 KTV에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책을 홍보하라고 대통령의 이름으로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노 대통령의 ‘KTV 찬가’를 통해서도 취임 직후인 2003년 3월4일 KBS 창사 30주년 리셉션에서 “ 방송이 없으면 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생각도 해봤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편파 방송을 공개리에 칭송한 전례를 되돌아본다. 그 결과 ‘정연주 KBS’가 말해주듯이 KBS는 국가기간방송이 기에 앞서 정권 홍보방송으로 기울어왔다. 이젠 “한국정책방송 KTV를 권해드린다”며 실정의 책임은 정책 그 자체가 아니라 정책의 홍보 미비 탓으로 돌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국정 전반에 걸친 참담한 실패에 대해 겸허히 자성하기는커녕 홍보 탓, 곧 ‘남 탓’으로 일관하는 무기력하고 무 책임한 자세가 더없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