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30일 사설 <만사는 대통령의 ‘닫힌 마음’에서 비롯됐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대통령은 28일의 임기관련 발언에 앞서 실제로 참모들과 대통령직을 중도 사퇴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열린우리당 이화영 의원이 말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야당은 물론 여당조차 협조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식물 대통령이 된다. 그런 상태에서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게 국가와 국민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가’라고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과거 임기관련 발언은 레토릭(修辭수사)이었지만 지금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고 과거와 다르다”고 했다.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직은 不渡부도상태를 맞았다. 대통령이 국민이 맡기지 않은 일들을 밀어붙이다가 정치신용이 바닥나 버린 것이다. 지난 50년간 나라 안보를 떠받쳐온 한미동맹을 뼈대까지 뒤흔들어 놓은 일, 시장경제 시스템을 헝클어서 나라를 저성장의 늪으로 밀어 넣은 일, 전 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대한민국 역사를 불의의 역사로 깎아내리면서 온 나라를 뒤만 캐도록 만든 일들은 국민이 4년 전 대선에서 대통령에게 위임한 사항이 아니다.

    국민들의 신뢰를 모두 까먹은 대통령 앞에는 지금 국가적 난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남북 간 군사균형을 일시에 무너뜨린 북핵 위기를 해결하고 대다수 국민의 살맛을 잃게 만든 부동산 광풍을 잠재워야 한다. 성장엔진이 완전히 꺼지지 않도록 경기하강국면을 되돌려 놓는 일도 시간을 다투는 일이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역시 대통령 임기 중에 결론을 내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4800만 국민을 이끌고 이런 과제들을 풀어가야 할 대통령이 “여당도 야당도 안 도와주니 일을 못하겠다”며 대통령직을 태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통령이 정상적인 의회정치의 틀을 복원하려면 국민의 90%가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야당은 물론 여당마저 대통령을 외면하게 만든 것이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자신의 ‘닫힌 마음’에서 이 모든 게 비롯됐다는 점을 깨닫고 ‘마음의 창’을 열어야 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