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 가운데 한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중 사퇴' 언급에 '더이상 정치문제에서 손뗄 것'을 주문했다. 이 전 시장은 "국정에만 전념하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28일 부인 김윤옥 여사의 고향인 경남 진주를 방문, 진주산업대에서 대학생과 시민을 상대로 특강정치를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또 한국국제회계학회가 선정한 2006년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다.

    진주산업대에서 열린 이 전 시장의 특강에는 700여명의 학생과 시민이 참석, 강연장인 학생회관을 가득 메우는 관심을 나타냈다. 자리를 잡지 못한 참석자들은 복도에 앉거나 행사장 좌우와 뒷편에 서서 이 전 시장의 강연을 경청했다. '선진 한국 건설을 위한 지식인들의 자세'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특강은 이 학교 총학생회와 한국국제회계학회 공동주최로 열렸으며, 이 지역 출신 의원인 한나라당 최구식 김재경 의원도 참석했다.

    이 전 시장을 맞은 학생들의 반응은 특강 시작전부터 뜨거웠다. 학생 100여명은 행사장 입구에 옆으로 늘어서 이 전 시장을 환호와 박수로 환영했으며, 강연이 끝난 후에도 기념사진 촬영과 사인공세로 약속된 시간을 넘기게 만들었다. 이 전 시장도 "집사람이 진주 출신이라서 미인"이라며 친근감을 표했다.

    이 전 시장은 강연에서 고교 졸업 후 상경해 달동네에서 막노동으로 학업과 생업을 꾸려가던 시절을 회상하며 "그 당시 두가지 소원이 있었는데, 한달동안 일을 하고 아무리 적더라도 월급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자주 오르는 월세때문에 여기저기 옮겨다니지않고 1,2년 정도는 한자리에 살도록 국가가 해줬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 문제를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전 시장은 강연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대통령이 '임기 중 사퇴'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남은 임기 중 정권재창출과 정계개편 생각은 그만 두고 국정에만 전념해야 한다"며 "국정에 전념하면 협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이 정도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 발언의 후속 노림수를 경계하면서도 더 이상 정치문제에 간섭하지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이 전 시장은 한국국제회계학회로부터 2006년 최고경영자상을 수상했다. 시상위원회 허익구 위원장은 "이 전 시장은 최초의 CEO출신 서울시장으로서 기업의 경영마인드와 공직사회의 장점을 결합, 청계천 복원사업 등으로 새로운 명품 도시행정을 실현했다"고 공적서에서 밝혔다. 허 위원장은 또 "이 전 시장은 현재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고용과 지역경제발전, 수자원확보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뿐 아니라 다시한번 '한반도 대웅비'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부산 국제신문 사옥에서 예비유권자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시작으로 경남 창원에서 자신의 지지성향모임 '경남포럼' 참석, 그리고 마산시의회 마산상공회의소 조찬 간담회, 진주산업대 특강과 지역인사 접촉 등 이틀간의 부산경남 일정을 소화했다. 이 전 시장은 내달초 광주를 방문, '무등포럼' 창립식에 참석할 예정이다.[=진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