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특별시장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밖으로 벌어지면서 최근 한나라당엔 당내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소속 의원과 보좌진, 당 사무처직원들까지 최근 당내 기류에 관심이 쏠려있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계속 선두를 질주하고 일부 언론을 통해 '이명박 대세론'이란 단어까지 접하면서 이들은 '정말일까?'란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만나는 의원들마다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느끼는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한다.

    여러차례 선거를 치러 본 의원들과 보좌진들의 경우 최근 지지율을 놓고 "연말까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한 쪽으로 급격히 쏠릴 수 있다"는 경고도 보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최근 분주히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도 이 때문이란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이대로 간다면 한나라당의 속성상 '대세론'이 형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말까지 현재와 같은 지지율 현상이 계속된다면 정말 '이명박 대세론'이 형성될까? 이는 한나라당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그러나 한 중진 의원은 이런 대세론에 손사래를 쳤다. 이 의원은 27일 뉴데일리와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대세론은 힘들다"고 전망했다. 이 중진 의원은 친박(親朴)그룹은 아니다. 오히려 성향상 이 전 시장과 가깝다는 평을 듣는 인물이다.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이런 지지율이 대세론으로 이어지긴 힘들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이명박 대세론'에 대한 한나라당의 경계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이미 두 차례 대선에서 '이회창 대세론'으로 패배를 맛본 만큼 한나라당이 '대세론'을 경계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대세론으로 실패한 정당에서 또 대세론이 나온다는 것은 자멸하겠다는 것밖에 안된다"며 "한나라당내에 대세론은 힘들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 지지율 역시 고착화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분위기'라고 묻자 "계속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네거티브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네거티브가 본격화 되면 이 전 시장의 지지율도 빠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의원은 '네거티브'가 이 전 시장에게 가장 많은 타격을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근 이 전 시장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들이 정가를 떠돌고 있는 점도 이 전 시장에겐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혹은 경쟁 후보들의 네거티브 선거전략이 시작되면 결국 그 타깃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시장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황제테니스 사건이 터졌을 때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10%가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과의 지지율을 좁히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언론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경우 효과가 있겠지만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을 직접 공격하거나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한다면 박 전 대표 지지율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의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표출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실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