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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8일 사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지난 22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한나라당 44.3%, 열린우리당 8.8%, 민주당 8.5%, 민주노동당 8.3% 순으로 나타났다.
집권당 지지율이 10%를 밑도는 것은 우리 정치사에 없는 일이다. 열린우리당은 국회의석 297석 중 46.8%인 139석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지지율은 그 의석점유율의 5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한나라당의 딱 5분의 1이고 의석 12석인 민주당, 9석인 민노당과 비슷하다. 열린우리당은 법적으로는 국민의 절반 가까이를 대표하고 있지만 정치적 대표성은 의석 10석 내외 미니정당 수준이다. 지금 유권자 시장에서 쳐주는 열린우리당 139명 의원 전체 값어치는 민주, 민노당 의원 10명 값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4월 총선에서 42.0%의 정당 득표율로 과반의석을 차지했었다. 이후 지난 31개월 동안 틈나는 대로 국민 속을 뒤집어 놓는 말과 행동을 하면서 총선 때 자신들에게 표를 던졌던 42% 국민 중 33.2%는 떠나가고 8.8%만 남았다. 지지자 열 명 중 여덟이 등을 돌린 것이다. 대통령 역시 2002년 12월 대선 때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48.5% 득표율로 당선됐다. 지금의 대통령 지지율은 10% 초반이다.
대통령과 집권당은 정치적 파산상태를 맞은 것이다. 만일 이 나라 정치제도가 대통령 중심제가 아니라 의원내각제라고 생각해 보라. 대통령이 아직도 권력을 쥐고 있을 수 있으며 열린우리당이 그래도 집권당이라고 큰 소리를 칠 수 있겠는가. 진즉 대통령은 야당 당수로 바뀌고 열린우리당은 원내 소수야당이 돼버렸을 것이다.
이런 마당에 대통령은 한나라당을 상대로 모든 걸 협상으로 풀자며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를 제안했다. 평상시 보통 집권세력처럼 ‘내가 하나 내놓고, 너도 하나 내놓고’ 식으로 타협하자고 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집권세력과 등진 나머지 90% 국민들은 그걸 공평한 거래라고 받아들일 수가 없다.
대통령과 집권당은 현실을 똑바로 바라봐야 한다. 그래야 남은 1년여 국정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길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