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월째 헌법재판소장 공백사태를 야기하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전효숙 헌재소장 후보자의 근황이 공개됐다. 전씨는 최근 일부 언론의 자진사퇴보도에는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접촉을 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전씨는 지난 23일 서울 개포동 자택에서 국민일보 기자와 만나 후배법관들에게는 안타까운 심경을, 정치권에 대해서는 불쾌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나도 사생활이 있다"며 기자에 불쾌한 반응을 보이다 "날씨도 추운데 문밖에 오래 서 계시게 해서 죄송하다"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전씨는 헌재소장직 표류에 대한 질문에 "(정치권 등) 다른 곳에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했으며, 일부 언론에 보도됐던 사의표명에 대해서는 "그것은 그쪽에 가서 확인해보세요"라며 목소리 톤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씨의 이웃들은 "전씨가 저런 처지에 몰린 것은 정부와 정치권의 탓이 큰 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있으니 전씨만 안타깝게 됐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자업자득'이라는 냉소가 대부분이었다. 노무현 정권에서 '한자리 하겠다고 버티는' 꼴과 다름없다는 비난이다. 한 포털사이트의 네티즌 'kjl5810'은 "가지말아야할 길은 가지를 말았어야한다"며 "자업자득아니겠냐"고 혀를 찼다. 이 네티즌은 "던질 때 던지는 것이 도리"라며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이글에 'seonggan2'는 "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이번 파동을 겪으며 왜 그리 어리석고 추하게 보이는 지 모르겠다"며 댓글을 붙였다.

    전씨를 조롱하는 듯한 거친 표현도 제법 터져나왔다. 아이디가 'hyoo4321'인 네티즌은 "나 같으면 X팔려서라도 그만두겠다"며 "누구 대변해주고 감투하나 쓰려고 했다가 X망신만 당하느니 떳떳하게 고사하라"고 비난했다. 또 'hwoo53'는 "아직 미련을 못 버리는 이유가 월급이 많아서냐, 노 대통령 청을 거절하기 힘들어서냐"고 따져물은 뒤 "이제 전씨가 확실한 용단을 내릴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 네티즌은 "국회의 무능으로 인한 아까운 희생양" "우리나라가 보유한 훌륭한 한 인물에게 고통과 슬픔을 안겨줬다"며 전씨와 노 대통령을 두둔하는 의견을 표했지만, 다른 네티즌들로부터 공분만 샀다.

    한편 한나라당은 '전효숙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 전씨 인준을 막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했다. 한나라당 김형호 원내대표는 24일 정책의원총회에서 "오는 30일 (전씨 인준문제가) 마무리될 때까지 원칙에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여당이 처리를 강행할 경우 저지를 위해 국회 본회의장 점거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