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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으로 불리며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군으로 꼽히는 원희룡 의원이 모처럼 웃었다. 원 의원은 자신의 기분을 "행복하다"고 까지 표현했다. 이처럼 원 의원이 기뻐한 이유는 22일 당 지도부가 당초 주장했던 1가구 2주택 중과세 폐지를 철회하고 종합부동산세의 9억원 상향조정 역시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민생경제 특히 부동산 문제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는 원 의원은 그동안 이런 당 방침에 반대목소리를 내왔다. 그러나 전재희 정책위의장이 22일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폐지와 종부세를 현행 세대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전환하는 것은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며 기존의 주장을 뒤집었다.
부동산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한나라당 역시 대선을 앞두고 '부자비호 정당'이란 꼬리표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읽힌다. 원 의원은 당 지도부의 이런 결정에 "매우 반갑고 기쁜 일"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22일 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나는 그동안 한나라당이 소득을 많이 올리는 부자들에게는 세금을 더 걷어 '부자들에게는 존경을, 서민들에게는 혜택을' 안겨주는 것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당내외에서 목소리를 높여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그는 "양도세와 종부세에 대한 오늘의 한나라당 당론 변경을 보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지난 1년간 당내에서 내가 겪었던 수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원 의원은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낮추고 종부세를 9억원으로 올리려는 그릇된 시도가 당내에서 대세를 이루던 지난 2005년 11월 (나는) '부자에게는 존경을, 서민들에게는 혜택을'이라는 소신을 바탕으로 나홀로 '반대'를 외쳤고 당 안팎의 비난에 시달리며 고군분투했던 일이 마치 어제의 일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이어 "지난 1년동안 '원희룡, 너 또 반대냐!'는 식의 당내외에서 쏟아지는 비난에, 또 '생각은 같지만, 튀기 싫다'며 내 주장을 완곡히 거절하는 현실에 많이 상처받았고 외로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런 현실에서도 나는 그 길이 한나라당이 가야 할 길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지난 1년 동안 변함없이 소신을 지켜올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됐다"며 "마침내 당론을 바꿔내는 결실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