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 사람들에게 편안한 안정감을 준다. 이른 아침 산새들이 분주하게 하루의 시작을 알릴 때 이슬 맺힌 숲속의 길을 걸어보면 어두컴컴한 숲속의 나뭇가지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마치 무대 위의 배우들에게 집중되는 각광처럼, 숲 안에 갇혀 있는 물안개를 뚫고 이름 모를 풀잎 위로 내리비치는 찬란한 햇살을 느낄수 있다. 

    촉촉이 젖은 이른 아침 숲의 공기 속에 녹아든 나무와 식물들의 은은한 향기를 음미하고 바다로 향한 먼 여행을 떠나느라 분주하지만 희망찬 모습으로 흘러가는 개울물 소리를 들어보자. 이 모두 우리를 당장 시인으로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로 황홀한 숲의 모습이고 소리이고 냄새이며 숲과 하나 됨을 느낄 수 있다.

    숲은 오랜 세월 동안 시인과 예술가들로 하여금 그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노래하게 하였으며 숲은 아름다움은 물론 평화로움, 적막함, 고독을 지니고 있어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우리에게 세속의 욕망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의 섭리에 맞게 살도록 가르쳐 주었다 옛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숲은 미술의 세계에서는 더욱더 자주 등장하여 우리의 삶이 얼마나 자연과 가까웠던가를 잘 나타내어 준다. 

    그러나 숲은 시인이나 철학자, 음악가, 예술가들이 보지 못하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갖고 있기도 한다. 숲은 갖가지 생명의 탄생과 죽음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현장이며, 이 과정에서 숲은 수많은 생명체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그런 계곡을 대부분 잃어버렸지만, 숲의 계곡은 물고기들이 바다로부터 먼 여행을 하고 자기가 태어났던 곳으로 되돌아와 산란한 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마감하는 생명현상이 반복되는 엄숙한 장소이기도 하며 숲은 붙박이식물인 나무들이 바람, 계곡물, 곤충이나 새 같은 숲속 작은 동물의 도움을 받아 자신들의 후손을 넓은 지역에까지 퍼뜨리며 울창한 숲으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신비롭고 조화로운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원한 곳이기 때문이다.

    잠시만이라도 가까운 숲을 찾아 숲의 신비로움을 느껴보자. 또 다른 세계가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