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이 느끼지 못할 뿐' 역대 어느 정부보다 참여정부는 시스템상으로 가장 안정된 정부"란 이해찬 전 국무총리 발언에 한나라당이 연일 각을 세우고 있다. 13일 당 회의를 통해 '기가 막히다'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한나라당은 14일 이 전 총리에게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며 연일 '이해찬 때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나라당이 이 전 총리의 언행에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 전 총리의 정치적 역량을 무시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총리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현직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두차례 대선에서 이 전 총리는 '선거기획'을 맡았다. 그는 선거기획가로서는 여당 내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최근 여당내 친노세력을 중심으로 '이해찬 역할론'이 나오면서 코너에 몰린 노 대통령이 이 전 총리를 통해 숨통을 트려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이 전 총리의 행보가 한나라당에는 곱지 않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나라당이 이날 이 전 총리에게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한 점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읽힌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은 14일 열린 국회대책회의에서 이 전 총리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 본부장은 "이해찬 대통령 특보는 지난 11일 열린우리당 친노 원 모임에서 '노 정부가 정경유착을 근절하고 역대 어느 정부보다 시스템이 가장 안정된 정부'라고 했다"며 "특히 최근 부동산 문제에 대해 '시가거래가 안돼 부동산 시장이 투명하지 않은 게 오래내려 는데 참여정부가 고치기 시작했고 엄청난 변화를 줄 것'이라고 했는데 참으로 무능한 대통령의 뻔뻔한 특보"라고 개탄했다.

    김 본부장은 "이 특보는 대한민국을 도박공화국으로 만든 장본인이고 바다이야기 핵심 인사와 부적절한 3.1절 골프로 물의를 빚어 물러난지 얼마나 됐다고 국민정서를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느냐"며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국무총리를 지낸 국회의원이 대통령 특보를 맡는 것도 3권 분립 정신에 어긋난다"며 "특보직에서 당장 물러나는게 당연하고 바다이야기의 정책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에서 물러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