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두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힌 한나라당이 결국 14일 '본회의장 점거' 카드를 선택했다. 15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이 임명동의안을 강행처리할 것으로 예상한 한나라당이 한발 앞서 선수를 친 것이다.

    그동안 법안처리를 놓고 여당과의 힘겨루기에서 매번 당한 한나라당이 '이번마저 밀려선 안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전효숙 문제와 관련해 당은 모든 대책을 다 수립해 놨다"며 "법률지원단에서는 법률적인 준비를 마련했고 15일 본회의에서는 어떤 상황이 오든 저지 대책을 실행에 옮길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또 해외에 나가거나 지역구 행사 참석을 이유로 국회 본회의에 불참하는 소속 의원들의 동정 점검까지 하는 등 '전효숙 임명동의안 강행처리'를 막으려는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황이다. 이날 국회 '교육·사회·분화'분야 대정부 질문이 끝나자마자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국회의장석을 점거했고 '헌법파괴 전효숙 헌재소장 원천무효'란 플래카드를 단상에 걸고 철야농성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열린당 의원들과의 격렬한 몸싸움까지 일어났다. 한나라당은 본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전 후보자의 처리 문제를 놓고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이에 열린당 의원 30여명도 본회의장에서 단상점거에 항의하고 있다. 열린당 역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15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도 거대 양당의 몸싸움은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