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 인사 때마다 '코드' '낙하산' 회전문'이란 비판을 받는 청와대가 이번엔 일부 퇴직 비서관들에게 일 자리를 구할 때까지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은 13일 "대통령 비서실이 청와대를 나간 뒤 곧바로 취업할 곳이 없던 일부 비서관들에게 구직 때까지 몰래 월급을 챙겨준 혐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비서실로부터 제출받은 '대통령비서실 국장급이상의 임면현황 및 직위별 재직현황' 분석자료와 언론자료 등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김 의원은 "참여정부 출범 후 대통령비서실이 사표를 제출하고 청와대를 나간 비서관 상당수에 대해 그들이 재취업하거나 재취업이 확실해질 때까지, 그리고 재취업을 못한 경우 몰래 월급을 챙겨준 의혹이 있다"며 "정황증거로 일부 퇴직 비서관의 발언까지 있다"고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퇴직비서관은 "대기발령이라 지칭하는 제도가 있는데 청와대를 나간 뒤 곧바로 취업할 곳이 없는 비서관들에 대한 일종의 배려였다고 보면 된다. 대기발령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출근을 안 했는데, 나는 국정기록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정리할 것들이 많이 대기발령 기간에도 계속 출근하면서 일을했다. 대기발령 기간에는 기본급만 지급됐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 발언을 근거로 "사실상 일을 하지 않고도 월급을 받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의 국장급 이상 비서관 가운데 면직일과 퇴직일이 상이한 20명을 공개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는 김만수 전 대변인, 천호선 전 의전비서관 등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114일까지 일을 하지 않도고 급여를 받았고 20명의 국장급 이상 비서관이 일을 하지 않고 급여를 받은 총 일수는 무려 1,111일이나 된다. 그러나 김 의원은 "구체적인 급여 액수와 지급기간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종문 전 홍보수석실 비서관(2급상당)의 경우 퇴직일과 면직일의 일수차이가 무려 114일이나 된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박씨는 (노무현 후보)대선캠프에서 '노무현 브리핑'을 만들고 이후 '인수위 브리핑'을 거쳐 '청와대 브리핑'까지 제작한 인물이다. 박씨는 청와대에 들어간 지 2개월만인 2003년 5월 국정홍보비서관에서 면직되고 총무팀 비서관으로 3개월을 보낸 뒤 2003년 9월 15일 일본 요코하마 총영사로 임명됐다고 한다.
안봉모 국정기록 비서관(2급상당)도 퇴직일과 면직일의 일수차이가 106일나 된다. 안씨의 경우 노 대통령의 부산지역 언론특보 출신이며 2004년 5월 18일 국정기록비서관직에서 면직 된 뒤 같은 해 9월까지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로 비서관 신분을 유지했고 이후 청와대를 나온 뒤 2006년초 한국교통방송(TBN)부산본부장을 지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김 의원은 이어 "직장을 옮기는 날에 맞춰 청와대에서 퇴직을 시켜준 비슷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청와대 비서실에 퇴직자들이 면직일부터 퇴직일까지 지급받은 월급 액수를 지난 국정감사자료로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청와대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청와대의 이런 주장이 "말도 안되는 변명"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청와대는 업무인수인계도 해야하고 그런 과정이 길어져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모든 사람의 인사가 이렇게 이뤄져야 하는데 몇몇 낙하산 인사에만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고 반박의 근거를 댔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국민의 세금을 낭비한 왕의 남자, 왕의 여자 에 대한 특혜를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오는 1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식 문제제기를 한 뒤 감사원 감사를 요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