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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때부터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따라다녔던 '준비안된 서울시장'이란 꼬리표는 쉽게 떼지지 않는 모양새다. 24일 서울특별시에 대한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업무와는 관련없는 오 시장의 '자격'논란이 뜬금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은평 뉴타운 개발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공세가 집중되고 이런 분위기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유필우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유 의원은 먼저 "오 시장과 서울시 공무원들의 노고에 격려를 드리고 늦게나마 오 시장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인사말을 건넸다.
유 의원은 "오 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시절 정부의 주요정책인 '행복도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죠"라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네"라고 답했고 유 의원은 "당시 '지금이라도 되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지금 심정도 그런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오 시장은 "그때 심정이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고 답했다.
오 시장의 이런 대답에 유 의원은 "그렇다면 대안은 있느냐"고 따지자 오 시장은 "기왕 추진돼야 하는 것이기에…, 그러나 내가 언급하기엔 부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 의원은 "서울시 보고에는 '10~50년 후의 서울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마음에 닿았다. 그러나 최근 행보를 보면 너무 서두르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그 예로 '100일 창업본부'를 만들어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뉴타운 건설'도 시범지구가 있는데도 앞으로 45개까지 더 추진하겠다고 하고, 후분양가제도 역시 갑자기 계획에 없는 말을 했고, 세종광장을 짓겠다는 등 어찌 보면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오 시장은 솔직히 준비된 시장은 아니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오 시장은 "나는 준비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유 의원은 "여전히 서울시가 과거의 행태를 갖고 있다. 좀더 신중하고 천천히 10년 내지 50년 후를 바라보는 시장이 돼야 한다. 재임기간에 너무 많은 일을 하려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국민중심당 정진석 의원은 사전에 배포한 자료와 본 질의에서 상반된 모습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사전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오 시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오 시장이 전임 이명박 시장으로부터 승계한 기존사업이 344건으로 전체의 73%고 오 시장의 신규사업은 단 127개에 불과하다"며 "취임 이후 지금까지 '브랜드도 없고 컨텐츠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막상 본 질의에선 첫 발언부터 오 시장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소개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 의원은 "오 시장은 16대 때 자주 만나 나라걱정을 하면서 열심히 토론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사명감과 열정이 충분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오 시장이 '임기 내 가시적 성과에 급급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게 정답이다. 신규사업에 부담갖지 말고 이 전 시장 그늘에 가려져 있다고 하는데 튼실하게 사업을 마무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