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화가 머리끝까지 찼다. 1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국회 대표실에 모습을 나타낸 강 대표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북핵 등 현안에 대한 당 지도부의 언급에도 강 대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마침 이날은 강 대표의 취임 100일째 되는 날이다. 회의를 시작한 뒤 강 대표는 평소보다 목소리를 낮춰 북핵문제에 대한 언급을 했다. 강 대표는 북핵관련, 단호한 정부의 대응을 촉구한 뒤 잠시 침묵했다. 그리곤 "이 기회에 한 가지 분명히 말할 게 있다"며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말 어이없는 일이다. 제가 유세를 가서 얘기한 내용이 전혀 하지도 않은 얘기를 다르게 와전 돼 보도가 되고, 아니라고 설명을 하는데도 (언론에)사설까지 나오는 데 정말 어이없는 일"이라며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강 대표가 지난 17일 10·25 재·보선 지원유세를 위해 전남 화순·해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무현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은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까지 망쳐놓은 정책"이란 발언이 잘못 와전됐고 이를 두고 언론의 계속되는 강한 비판에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강 대표는 바로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저는 햇볕정책이든 무슨 정책이든 간에 다 포용정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지금까지 10여년간 해온 포용이 당근과 설탕만 주고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 몇년전 송이버섯 몇 개 얻어먹은 것 밖에 없고 일방적으로 당했다"며 "핵실험도 다 포용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북에 강력한 제재를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정지역에 가서 노선을 바꿔가면서 교묘하게 얘기해 표를 얻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런 심정은 전혀 없다.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그렇게 몰고가는 취지가 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