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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도 않은 대학생 인터뷰를 허위로 꾸며서 한미 FTA 당위성을 선전해 물의를 일으켰던 국정홍보처가 이번엔 추석귀경길 홍보물에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를 옹호하는 현역군인의 글을 게재해 거짓 홍보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홍보처는 자신의 글을 빼달라는 현역군인의 수차례 요청을 묵살하고 기사게재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고 홍보처가 이런 왜곡된 홍보물을 공무원 10만명을 동원해 귀성홍보에 활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추석연휴를 맞은 지난 9월 29일 홍보처는 국정홍보 명목으로 '15분 커피브레이크'라는 간행물 10만부를 인쇄해 귀성하는 중앙행정기관 및 산하 기관 공무원을 동원해 귀성홍보에 활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비슷한 예는 올해에만 3건이나 된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박 의원은 "홍보처가 발행한 간행물은 ▲한미 FTA ▲비전2030 ▲전시작전통제권을 선전하는 내용으로 구성됐고 간행물 76페이지의 정책현장 코너엔 전작권 환수를 옹호하는 현역군인의 글이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한미동맹 TF팀의 현역 공군중령'이 전작권 환수를 비판하는 특정언론의 사설을 선정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실려있고 전작권 환수 당위성을 설명하려고 일본의 예를 제시하는 등 부적절한 논거기사를 게재했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박 의원은 "홍보처가 현역군인의 입을 통해 전작권 환수를 적극 옹호하며 언론을 비판했고 비교대상이 아닌 사례로 현실을 호도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K모 공군중령의 인터뷰 기사는 전작권 환수논란을 이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언론 탓으로 설명하면서 '언론대응은 정말로 힘든 것' '왜 언론이 외교안보 상황까지 거론하며 쟁점화 하려고 사실을 왜곡하느냐'는 비판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K모 공군중령이 "이런 것까지 일일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 "언론에 대응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 "반론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다"는 등의 논리로 언론을 폄하하고 군이 언론의 최대 해자임을 주장했다고 비판한 뒤 "홍보처가 인터뷰를 부풀려 허위기사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전작권 문제 정치쟁점화, 이해 못할 일"이란 기사 제목은 "인터뷰한 홍보처 직원이 상상해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K모 공군중령의 "왜들 그렇게 전작권 문제를 정치쟁점화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언론대응은 정말 힘드네요. 정치쟁점화하려다 보니 사실까지 왜곡하는데 이런 것까지 일일이 설명해야 하나 싶은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란 발언도 "(인터뷰한 직원이)자신의 생각대로 추측해 확대·왜곡한 것"이라고 역설한 뒤 "(이 공군중령은)군인신분으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글을 수차례에 걸쳐 빼달라고 요청했으나 홍보처가 이를 묵살하고 게재를 강행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