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부터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이날 오전 김형오 원내대표 주재로 주요당직자회의를 개최한 한나라당은 이번 국정감사를 "비장한 각오로 임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원내대표는 "사실상 노무현 정권의 마지막 국감"이라며 "지난 3년반 동안 이 정권이 얼마나 국민을 아프게 하고 경제를 망치고 일을 못했는지 여실히 드러날 것이고 한나라당은 북핵,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전효숙 파동, 권력형 도박게이트, 낙하산 인사, KBS정연주 사장 연임 같은 실정들을 중점적으로 낱낱이 파헤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원내대표는 오전부터 시작될 국정감사를 감안해 비공개 회의도 간단하게 마쳤다. 그러나 김 원내대표의 이런 비장함과 달리 강재섭 대표는 소속 의원들에 대한 걱정이 더 앞서는 모습이다. 김 원내대표 주재의 회의라 참석하지 않은 강 대표는 박재완 비서실장을 통해 당직자들에게 요구사항을 전했다.

    박 비서실장은 공개회의 말미에 "강 대표가 어제 의원총회 때 말해야 하는데 깜박 잊고 못해서 대신 전한다"며 강 대표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강 대표는 "북한 핵도발로 야기된 사실상 준전시 상태에서 치러지는 국감이기 때문에 당 소속 의원들은 피감기관과의 술자리같은 부적절한 처신과 향응을 받는 등 국민들로부터 지탄받을 행동을 절대로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어느 때보다 조신하고 진중하게 국정감사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대표는 지난 9일에도 소속 의원들에게 '자중자애(自重自愛)'를 주문했었다. 당시에도 강 대표는 "지금은 사실상 비상시국이다. 국정감사도 사실상 마지막 국정감사다. 아까 의원들에게 공사간 상황에 맞게 자중자애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한 것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날씨도 좋고 아깝긴 하지만 당분간 주말에도 꼭 필요한 경우 외에는 골프 같은 것 치지 말고 유흥업소도 자제하고 현충일 같은 심정으로 임하는 것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날까지 강 대표가 내린 '골프 금지령'만 세번째다. 당의 도덕성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강 대표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잊을 만 하면 터지는 소속의원들의 '골프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