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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12일 오전 라디오 방송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인 김명철씨를 출연시켜 김씨의 "전쟁밖에 없다"는 협박과 폭언을 여과없이 방송해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이날 밤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이 북한의 핵실험을 '미국 탓'으로 몰아가는 보도를 10여분간 내보내 편파방송 논란에 휩싸였다.
두 방송사를 "대남적화방송"이라 비판하며 경악한 한나라당은 KBS의 이 같은 편파방송에 크게 분개했다. 한나라당은 북한 핵문제를 두고 두 방송사를 비롯 일부 언론이 '미국 책임론' '현 대북정책의 당위성' 등으로 잘못된 개념을 일반국민에 주입시키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방송기자 출신으로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을 맡고 있는 심재철 의원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두 방송사를 항해 맹비난을 쏟았다. 심 의원은 "어제 언론에서 김정일 대변인이라는 김명철이 등장하고 KBS시사투나잇에선 북핵문제에 대해 미국 책임론을 유포했다"고 지적한 뒤 "(공영방송에)김명철을 등장시킨 것은 언론권력의 만행에 가깝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심 의원은 "한국의 언론들이 정체성을 바로 갖고 대한민국의 언론이라면 최소한의 내부 제재라도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속 얘기를 듣고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싶다고 해서 김영남(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불러다 인터뷰하는 사태까지 올 지 걱정"이라고 개탄했다.
심 의원은 북핵사태를 다루는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서도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언론에서 개념조작을 하고 있다"며 '미국 책임론'과 '현 대북정책의 당위성'강조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첫째로 미국 책임론을 유포시킨 것"이라며 "이는 북한은 책임이 없다는 북한 책임 면제론으로 연결되고 결국 '그래서 북한의 핵실험은 어쩔 수 없지 않는 것이냐'는 핵용인론으로 까지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핵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말로만 하는 것이라는 잘못된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심 의원은 "비군사적 경제제재와 현금지원 제재는 안되고 오직 말로만 하는 대북정책을 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고 이런 개념들을 조작하고 유포하는 언론들을 주의해서 살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