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단체에 대해 집권여당이 조직적인 견제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보수단체의 자금 흐름, 조직 등을 파악한 보고서를 만들었으며, 향후 당 차원의 대책까지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움직임이 보수단체 탄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열린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목희 의원은 '보수대책보고서'를 작성하고 보수단체들에 대한 대책수립에 나섰으며, 향후 당 차원에서도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실은 21일 친노사이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지난 14일 김근태 의장, 김한길 배기선 유인태 민병두 의원 등 지도부가 모인 가운데 이 보고서의 비공개 브리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자신이 만든 보고서가 "현재 보수수구세력의 조직, 동향, 자금 동원 등의 흐름을 대략적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보수단체의 활동은 "명백한 정치운동"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전시 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논란에서 나타난 보수세력의 총궐기가 국민들의 공감을 얻으며 확산됨에 따라, 정권연장을 노리는 여당의 위기의식이 구체적인 대응책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목희 "보수세력 한나라당 정권창출 지향" 여당지도부 브리핑도 마쳐
    "보수단체 조직화 비용 어디서 나오는지 의문" 재향군인회 적시

    이 의원은 "이들이 결국 지향하는 것은 한나라당의 정권창출을 도와주겠다는 것"이라며 "냉전수구기득권 세력이 이런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운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어서였다"고 보고서 작성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1차 현황파악이 이뤄졌고 앞으로 상세하게 파악해서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 대책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은 "보수단체들의 조직화에 드는 막대한 비용이 어디서 나오는지 의문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재향군인회를 지목하면서 "정부 지원을 받는 향군이 집회에 사람을 동원할 때 불법적으로 돈을 사용한 정황 증거가 있다면 사법당국의 조사가 필요한 것 아니냐"며 "일단은 정치 활동 자제를 요청하겠지만 계속된다면 정부의 지원금이 설립·활동목적에 적정하게 쓰여지는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 "조사해봐라…여당, 스스로 무덤파는 꼴"
    "향군이 보수단체 재원대주는 것처럼 호도
    악의적 망발"

    뉴라이트전국연합 임헌조 사무처장은 "문제의 보고서가 작성된 경위나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 의원의 주장은 보수운동의 도덕성을 침해하려는 악의적인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임 처장은 이어 "일반인에게는 마치 향군이 모든 보수단체의 재원을 대주는 양 비쳐질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망발"이라며 "집권여당에서 이런 식의 말도 안되는 시비를 걸어온다면 결국 스스로 무덤을 파게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보수운동일수록 보다 엄격한 도덕성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우리 단체는 회원들이 십시일반 보태는 회비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예전에도 정권의 감시와 조사가 계속되어온 만큼 향후 활동에 전혀 지장받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향군은 집권세력의 이같은 움직임에 별다른 반응은 나타내지않은 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