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논란과 관련, 보수와 진보 측 일부 인사들이 6일 양 진영의 입장을 대변하는 '끝장토론'을 벌였다.

    이날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 토론회는 여러 사회 현안에서 보수와 진보가 반목하고 있는 때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는 한국사회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대통합을 실현하자는 취지로 인터넷 신문 ‘참말로’가 주최했다. 


    보수진영 인사로 발제를 맡은 신혜식 독립신문 대표는 ‘전시작통권 환수여부는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시작통권 단독행사에 집착하고 있는 노무현 정권은 혈맹으로 맺은 한미동맹과 세계 최강의 한미연합작전체제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전시작통권 단독 행사는 국가안보에 대한 '중대한 사정 변경'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특히 “‘전시작통권을 미국에서 환수한다’는 노 대통령의 표현은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면서 “‘한미 양국에 의한 ‘공동행사’ 체제로부터 미국을 내보내고 한국의 ‘단독행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라는 표현이 옳다. 환수라는 말은 누구에게 주었거나 빼앗겼던 것을 되찾는다는 의미인데 한국군에 대한 ‘전시작통권’은 환수할 실체가 없다. 한미 양국이 50대 50으로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노 대통령은 이른바 '양극론'으로 국민을 양국화시키는 정치적 선전 선동에 많은 정력을 소모하면서 나라를 곤핍하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실체도 없는 전작권문제로 다시 국민을 양분시키려 한다”며 “노 대통령이 전시작통권 환수라는 이름으로 추진하는 한미 연합사령부 해체 공작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 국민의 힘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 측 발제자로 나선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전시작통권 환수 논의의 시초는 노태우 정권 때부터”라며 “노 정권의 ‘자주’ 이데올로기때문에 갑작스럽게 작전권 환수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보수신문이 1990년대 초 극단적 한미관계에서 자주국방론을 찬양하다 최근에 와서 전시작통권 환수 반대입장을 나타냈다”고 강변했다.

    양 진영의 전문가 의견도 이어졌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이 토론회에 보내온 ‘대통령 발언에 대한 반박 메모’라는 제목의 ‘의견’에는 “현행 한미연합방위체제는 가장 효율적, 경제적, 안정적으로 평가 받는 시스템”이라며 “아직 대북억지력도 유사시 전쟁수행능력도 충분하지 않고 북한 비대칭전력에 대한 마땅한 대응수단이 거의 없으며 미국의 증원전력 없이는 전쟁의 완전한 승리도 북한 지역 수복도 남북통일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를 통해 국민 부담이 어느 정도 인지 정확히 산출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주장했다.

    양영태 자유언론인협회회장도 ‘의견’을 통해 “친구를 배반하고 친구의 명예를 훼손시키면서 배반당한 친구가 배반한 나를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자주논리에 놀라울 뿐”이라며 “한미동맹의 굳건한 반석을 '자주'라는 미명으로 뒤흔들어서 동맹국의 자존심과 명예에 상처를 가해 놓고서도 미국이 막대한 국방비까지 부담해가면서 주둔할 것 같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연대 상임공동대표인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대외부총장은 “정부 국방중장기 계획에는 정부가 미국과 합의 하에 추진하는 전시작통권 메커니즘과 국방현대화 계획에 우리 능력을 갖추는 데 필요한 예산이 이미 포함됐다. 따라서 전시 작통권 환수는 헌법 제 72조에 따른 국민투표 대상으로 정한 국가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안보상 위협을 가져올 만한 사항이 아니라 운영체계를 바꾸는 문제일 뿐 국민투표대상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국군통수권의 핵심인 전시작통권을 미군이 갖고 있다. 전시작통권은 나라를 지키는 군사주권의 핵심으로 자주독립군이 당연히 가져야 할 권리”라는 예의 '자주'타령을 늘어놓으며 “대통령이 국군을 우리 뜻에 따라 움직이게 하려면 전시작통권은 조건 없이 돌려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한국군의 군사력이 북한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강변하면서 "전시작통권 환수로 ‘안보’나 ‘한미동맹’이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독특한' 논리를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