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일보 5일 사설 '까막눈 전교조와 교육부가 국제중 죽였다'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학교법인 영훈학원이 내년에 국제중학교를 세우겠다며 서울시교육청에 냈던 설립 인가 신청을 지난 1일 거둬들였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3일 국제중 인가 방침을 밝히면서 “교육부나 청와대에서 이런 건 지역청에 맡겨줬으면 좋겠다. 애원을 드리겠다”고 했었다. 바로 그 발언이 전해진 날 교육부 지방교육지원국장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바꿔 특성화 중학교 설립권한을 (시·도 교육감에게서) 되돌려 받아서라도 국제중 설립을 막겠다”고 말했다. 영훈학원 이사장은 그 9일 뒤 국제중 설립을 포기했고 기자가 이유를 묻자 “그냥 조용히 덮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제중은 국사 등 과목을 빼고는 전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다. 현재 경기도와 부산에 한 군데씩 있다. 그 두 학교의 지난해 입학 경쟁률은 21대 1과 12대 1이었다. 그만큼 학부모가 원하는 학교라는 뜻이다. 그런데 교육부가 뒤에서 무슨 작용을 했는지 몰라도 국제중을 세우겠다던 사립 재단이 두 손 들고 넘어졌다. 학교 관계자 입에선 “이 정권에선 할 수 없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179개 대기업의 11.7%가 채용 시험에서 영어면접을 필수로 보고 있다. 인터넷 정보의 80%는 영어로 돼 있고, 국제기구의 85%가 영어를 공용어로 쓴다. 중국,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국제학교엔 자녀 이름을 입학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고 기다리는 한국 학부모가 부지기수다.

    영훈국제중은 내년에 신입생 64명을 뽑을 예정이었다. 서울의 중학교 한 학년 학생이 12만명에 이른다. 전교조는 64명을 가르치는 국제중이 사교육을 부추긴다며 단식까지 하며 반대했다. 교육부도 똑같은 논리로 국제중을 막았다. 우리 아이들의 장래를 까막눈 전교조와 교육부가 합동으로 가로막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