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의혹이 정권형 게이트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 실세의 실명을 거론하며 경품용 상품권 배후에 이들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21일 공개한 두 게임업자간의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는 여권실세 두명의 실명이 직접 거론됐으며, 게임업체 심의과정에서 외압과 로비가 있었고 정치자금과도 관련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박 의원이 입수한 녹취록에는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심의를 내는 것은 힘으로도 돈으로도 안되고 도대체 뭐야. 심의는 위에서 결정해. 내주느냐 안내주느냐는 그 파워게임이야" "심의가 제일 중요해" 등의 표현이 들어있다.

    또 한 게임업자가 "상품권 ○○○하고 △△△이가 하는 거 알지? 상품권 뒤에서"라고 말하자, 다른 업자는 "알지. 그건 알어"라고 답했다. 한 업자는 "그 배경이 누구냐고? 정치자금 아니야? 거기하고 다 연관이 돼 있더라고. 이 사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명이 거론된 두명은 모두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대통령후보를 열렬히 지지한 사람들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 한 인사들이다. 이들은 직접 정치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노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여권 실세 중의 실세로 꼽혀왔다.

    이 녹취록은 총 500여 페이지 분량으로 지난 4월 한 게임업자가 녹음했으며, 검찰에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으로부터 자료를 입수한 박 의원 측은 "게임업자들이나 녹취록에 거론된 인사들의 실명은 검찰 수사과정에 있으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으며, "녹취록 전부를 아직 세세히 살피지는 못했지만 현재까지 여권 정치인이 언급된 곳은 없다"고 말했다.